[Focus] 재벌가, 치열한 호텔 경쟁…그 속내 들여다보니..

매일경제

호텔업계가 재벌가의 장외경쟁으로 뜨겁다.

국내 호텔업계는 삼성이 신라호텔, 현대·기아자동차가 해비치 호텔 앤드 리조트, 현대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SK가 쉐라톤워커힐호텔, 한화가 플라자호텔, GS가 인터컨티넨탈호텔, 신세계가 웨스틴조선호텔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들 호텔은 각 그룹의 색깔을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 브랜드나 서비스에 대한 자존심을 걸고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인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대놓고 경쟁한다라고 말하기는 뭣하지만 A호텔의 고객 대응이 좋다거나 B호텔의 음식이 맛있다, 또 C호텔의 시설이 특색 있다 등의 정보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된다"며 "때문에 유행을 따르기보다 각 호텔이 추구하는 고유한 서비스 정신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표면상으로 이들이 경쟁 구도를 외면한다고 해도 외부의 시각은 물론, 내부적으로도 브랜드 간 자존심 싸움은 상당하다.

실제로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에서 20년 가까이 종사했다는 한 관계자는 "식음료 쪽의 경우 A호텔의 스테이크가 맛이 좋다고 하면 그 호텔에 직접 가 맛을 보기도 하고, 더욱 맛있는 소고기를 찾기 위해 전국을 다 쫓아다니기도 한다"며 "우선은 고객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이지만 '국내 최고'라는 자부심을 세우려는 고육지책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최근 호텔업계는 이런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월 19년만에 전면 리노베이션을 선언한 서울신라호텔과 오는 5월부터 25주년을 기념한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간다고 밝힌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그 주인공이다.

▲ 재개장 D-100 신라호텔, 어떻게 달라지나? =

재개장일로 예정한 8월 1일로부터 100일째를 남겨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신라호텔은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이 호텔의 나도연 대리는 "개보수 공사는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 7월 초 정도에 공사를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면 리노베이션이라고 밝힌 만큼 새로운 호텔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감이 있기 때문에 작고 사소한 것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 신경 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라호텔하면 떠오르는 붉은 빛 벽돌 외관은 그대로 유지하지만 내부 전 객실과 야외 수영장, 피트니스 클럽, 귀빈층(EFL Executive Floor) 라운지,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 등이 전면 개보수 중이다.

뉴욕 포시즌 호텔, 동경 그랜드 하얏트 등 세계 최고급 호텔을 디자인한 피터 리미디우스가 리노베이션을 총괄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465개의 객실이 464개로 줄어들고, 14층부터 20층에 나뉘어 있었던 EFL 라운지 공간을 통합해 호텔에서 가장 뷰가 좋은 최고층인 23층에 통합 EFL 라운지를 신설한다. 나도연 대리는 "라운지가 각 층에 나뉘어져 있을 때도 좋을 수 있지만 한 군데로 모이면 좀 더 다양한 메뉴의 음식들을 디스플레이할 수 있어 고객에게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며 "또 서재형, 휴식형 등 고객의 니즈와 분위기에 맞춘 공간으로 구성해 만족도를 더욱 높이게끔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이번 리노베이션의 꽃은 야외 수영장이 될 것이라고 나 대리는 귀띔했다. 도심 속에서 해외 유명 럭셔리 리조트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바랐다. 나 대리는 "기존 야외 수영장과 면적에 있어서는 동일하지만 시설과 분위기 등이 완전히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쾌적한 카바나부터 태닝하기 좋은 선배드를 기본으로 전체적인 환경과 시설, 서비스 등이 좋게 달라질 것이다. 호텔 내부에서 비즈니스를 마치고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 해외 럭셔리 리조트에 온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피트니스 클럽은 잭 웰치나 조지 소로스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을 직접 트레이닝하는 뉴욕의 시타라스 피트니스와 제휴해 글로벌 피트니스를 제공할 예정이고, 프렌치 레스토랑 콘티넨탈은 독보적인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계속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최근 꾸준히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식당 오픈에 대한 소문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지만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는 입장을 보여 여지를 남겼다.

서울신라호텔은 약 6개월 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올 8월 1일 재오픈하게 되며, 리노베이션 기간 동안 호텔은 전면 휴관하지만 인근의 신라 면세점은 정상 영업한다.

▲ 대대적 리모델링 들어갈 인터컨티넨탈호텔은 어떤 모습? =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설립 25주년을 맞이해 오는 5월부터 내년 1월까지 9개월 간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이번 리모델링의 키워드는 '다시 한 번 한국 최적의 비즈니스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으로, 외관을 시작으로 로비, 레스토랑, 연회장 등에 걸쳐 대대적으로 진행하게 된다.

리모델링의 진두지휘는 현대적이면서 각 호텔의 고유 특성을 부각하는 디자인으로 유명한 미국 인테리어 디자인 그룹 롹웰 그룹(Rockwell Group)이 맡았다. 롹웰 그룹은 데이비드 락웰이 이끄는 디자인 회사로, 9•11테러가 난 자리에 그라운드 제로 전망대와 다수의 유명 호텔의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아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또한 골드 키 어워드(Gold Key Award)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디자인 공모전에서 다수의 수상경력으로 그 명성이 높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1층부터 35층까지 전 층의 외관, 호텔 진입로 및 조경 공간까지 모두 새롭게 바뀌게 된다. 호텔을 대표하는 로비 라운지는 현재와 같은 웅장한 공간감은 그래도 살리되 머큐리 글래스와 앤티크 글래스를 공간 분리 장식으로 사용해 화려함을 살리는 동시에 고객들이 머물렀을 때 아득한 느낌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 호텔의 윤소윤 주임은 "자연 채광을 그대로 재현할 로비 라운지 조명은 한국의 멋을 느낄 수 있는 장식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천장에 반사판 역할을 하는 마감재와 절묘한 조화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를 바랐다.

아울러 이번 리모델링에 있어 가장 눈길을 끄는 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가 될 대연회장을 꼽았다.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포이어(연회장 앞 별도 전실)를 가진 대연회장은 전체 면적이 1656m²로 국내 최대 면적일 뿐 아니라, 8m에 달하는 천고로 장대한 규모의 국제 행사 및 연회를 진행할 수 있다. 기존 대연회장은 오는 10월 말까지 정상 영업한다.

또한 레스토랑의 개편도 눈여겨 볼만하다고 전했다. 로비층에 새롭게 오픈하게 되는 뷔페 레스토랑은 국내 최대 규모로 기존의 뷔페 레스토랑의 틀을 깨는 선진화된 레스토랑 콘셉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윤 주임은 "기존 뷔페 레스토랑의 오픈 키친을 한 단계 진화한 쇼 키친을 선보이게 된다"며 "쇼 키친이란 단순히 주방이 보이는 오픈 키친에서 셰프들이 음식을 만들고 전달하는 과정을 하나의 쇼처럼 표현할 수 있도록 구현한 주방인 만큼 맛과 볼거리를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마치 주얼리 샵을 연상시키는 델리, 현대적인 일본 디자인을 접목한 일식당도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다.

대런 모리쉬 총지배인은 "이번 리모델링은 한국을 대표하는 호텔로써의 위상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진보하는 호텔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전 세계 최대 규모 호텔 그룹인 인터컨티넨탈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한국에서의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컨티넨탈 측은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 전용 핫라인을 개설해 호텔 이용 시설 중 고객 불편 사항을 24시간 안에 완벽하게 해결할 계획이다. 또한 공사기간 중에는 테디베어뮤지엄에서 제작한 인터컨티넨탈 테디베어를 객실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선물로 증정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