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과학] 지구 아닌 별에도 생명체가 살까?

입력 2013. 3. 19. 10:39 수정 2013. 3. 1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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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산소 갖춘 행성 찾기위해 별의 중력·밝기변화 등 조사수명끝난 중성자별 폭발하면 생존위한 필수원소 파악 쉬워

우주에 인류 말고 또 다른 생명체가 정말 있을까? 수십 년 동안 외계 생명체의 존재는 전 인류가 궁금해 하는 관심사였다. 과학자들은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다양한 방법으로 우주를 탐색해왔다.

이 중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탐색 방법은 태양 같은 별이 있고 그 주변에서 공전하는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암석형 행성이 있는지를 찾아보는 것이다.

과학자들이 이 같은 행성을 찾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직접 별을 관찰해 별 밝기의 변화를 주시하는 방법이다. 만약 행성이 별 주변을 돌고 있다면 마치 우리가 월식을 볼 수 있는 것처럼 우리가 보는 방향에서 행성이 별을 지나가는 순간이 생기고 그 순간에는 항성 밝기의 미세한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만약 미세한 밝기의 변화가 주기적으로 일어난다면 별 주변을 도는 행성이 존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관찰 방법은 많은 애로사항이 있다. 별 밝기가 변하는 것이 꼭 행성이 지나가는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소행성일 수도 있고 우주에 떠돌아다니는 먼지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별이 너무 밝으면 그 차이가 미세해 행성이 실제로 주변을 돌고 있는지 아닌지 구분해내기 어렵다. 따라서 오랜 시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일정한 변화가 있는지 관찰해야 이 방법은 유효하다.

또 다른 방법은 관찰한 별의 중력적 역학관계를 파악해 주변에 행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태양이 완벽한 중심을 잡고 행성들이 주변을 돌고 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태양도 행성 질량에 중력적 영향을 받아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 즉 별이 행성에 의해서 변하는 역학적인 운동을 파악한다면 주변에 행성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별의 질량이 작으면 작을수록 행성으로 인한 역학적 운동 변화가 더 크게 일어난다. 행성과 별의 질량 차가 크지 않으면 질량 중심점(두 물체 간 만유인력을 통해 중심축을 잡고 도는 지점)도 별에서 더욱 멀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별은 질량과 밝기가 비례하기 때문에 질량이 작으면 밝기도 어두워져 주변에서 행성의 존재를 더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김승리 천문연구원 박사는 "최근 발견한 글리세라는 슈퍼지구도 태양 질량의 2분의 1 정도 되는 항성 주변에서 발견했다"며 "중심에서 돌고 있는 항성의 질량이 작으면 작을수록 행성의 존재를 파악하기가 쉽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연구팀은 태양과 같이 빛을 발산하는 별이 아닌, 빛을 잃으면서 죽어가는 별에서 지구와 비슷한 조건의 행성을 찾기 쉽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즉 별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동안 생명의 탄생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별은 핵융합이 끝나 수명이 다하면 크게 부풀면서 적색 거성이 된 후 폭발한다. 폭발 후에는 가장 가운데 중심부만 남는다. 소위 죽어간다고 하는 별은 중심부만 남은 지구만한 크기의 백색 왜성 혹은 중성자별이다.

하버드 스미소니언 연구팀의 주장은 다 이유가 있다. 백색왜성, 중성자별 등 죽어가는 별의 질량은 지구 정도로 매우 작으며 빛도 밝지 않다. 결국 죽어가는 별은 행성이 있는지 없는지 파악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백색왜성이나 중성자별 주변에는 폭발한 잔재인 무거운 원소들이 돌아다니게 된다. 이 원소들은 기체로 구성된 목성형 행성보다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을 만들기 적합한 조건을 갖는다.

스미소니언 연구팀은 또한 대기를 갖고 있는 행성은 항성이 마지막으로 발산하는 빛을 흡수하기 때문에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 원소인 산소의 존재를 확인하는 데에도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스미소니언 연구팀은 "행성 대기가 별의 빛을 흡수할 때 어떤 원소가 포함돼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의 기본이 되는 산소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며 "대기에 산소가 있는 행성을 발견한다면 머지않아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죽어가는 별이라고 하면 상식적으로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태양 빛이 없어서 지구와 같은 조건의 행성이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말하는 죽어가는 별이 마지막 수명을 다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수십억 년 이상이기 때문이다.

이상각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백색왜성이나 중성자별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에서도 충분히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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