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남아도는데 생산감축 외면 '서울우유' 눈총
(세종=뉴스1) 이은지 기자 = 우유가 남아돌아 분유 재고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인데도 원유 생산량이 가장 많은 서울우유가 생산 감축에 나서지 않아 다른 중소 낙농가들의 눈총을 한눈에 받고 있다. 연간 생산되는 원유는 2000톤 수준으로 이 가운데 서울우유가 36%로 가장 많다.
◇ 낙농진흥회 "서울우유 혼자 연간총량제 유보 거부..고통분담 자세 없다"
원유 생산량의 23%를 차지하는 낙농진흥회는 재고량이 넘치자 '연간총량제'를 지난 11월1일부터 유보하기로 했다. 나머지 매일유업이나 중소 낙농가들로 구성된 낙농조합은 연간총량제를 이미 폐지했거나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연간총량제를 적용하는 곳은 서울우유가 유일하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분유 재고량이 이대로 쌓이다가는 낙농가 전체가 공멸할 위기에 처해있는데도 서울우유가 바잉파워를 앞세워 생산 감축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서울우유가 연간총량제를 유일하게 고수하고 있는 것만 봐도 업계 고통을 분담하려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연말 분유재고량은 지난 3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만2309톤을 넘어설 전망이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우유소비가 줄어드는데다가 유업체들이 재무재표 관리를 위해 연말 재고량 소진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적게는 1000톤, 많게는 3000톤 이상 늘어나기 때문이다. 2014년 9월 1만4970톤이던 분유 재고량은 그해 12월 1만8484톤으로 늘어났고, 2013년 9월 5963톤이던 재고량은 그해 12월 7328톤으로 증가했다.
◇ 올해말 분유재고량 2만2000톤 초과...사상 최대 전망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9월 기준 분유재고량은 2만729톤으로 오는 12월에는 2만2000톤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쌓이는 분유 재고 처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생산을 줄여야 하고, 그래서 지난 10월29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11월1일부터 연간총량제를 한시적으로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간총량제는 농가별 기준원유량(쿼터량)과 실제 생산 원유량을 비교해 그 차액을 보상하는 제도다. 원유 납품가를 15일 단위로 정산해주는데 날씨가 따뜻한 3월~5월까지 원유 생산이 늘어 쿼터량보다 초과생산이 된다. 이때 쿼터량을 초과한 생산분은 낮은 가격을 받게 되는데, 원유 생산이 줄어드는 10월~12월 쿼터량을 채우지 못한 부분에 3~5월 초과 생산분을 끼워넣어 원래 가격으로 농가에 되돌려준다. 그러다보니 농가들은 3~5월 원유가 초과생산돼도 생산 감축에 나서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분유 재고량이 늘어나면서 매일유업을 비롯해 중소 낙농조합은 이미 연간총량제를 유보했거나 폐지했다. 오히려 정상가격을 지불하는 쿼터량을 줄이는 마이너스쿼터를 도입하며 감축에 나섰다. 연간총량제를 유지하고 있는 낙농조합은 서울우유가 유일하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서울우유는 낙농가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생산량 감축에 선뜻 나서기가 어려운 구조"라면서도 "낙농가들이 조금씩 피해를 감수하지 않는 한 전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서울우유가 좀더 적극적으로 감축 노력을 벌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국내 연간 생산되는 2000여톤의 원유 가운데 서울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36%로 가장 많고, 이어 낙농진흥회 23%를 차지한다. 나머지 원유는 7개의 낙농조합과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푸르밀 등 유업체와 직접계약을 맺은 낙농가들이 생산한다.
지난해 12월 1만8484톤이던 분유재고량이 올해 1월 2만톤을 넘어서며 낙농가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지만 원유 생산량은 전년과 비슷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생산된 원유는 1646톤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663톤과 비슷하다. 서울우유가 생산 감축에 소극적인 영향이 크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낙농진흥회가 연간총량제를 유보했지만 결정에 이르기까지 진통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지금은 연간총량제 유보와 같은 생산 감축 작업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lej@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영어' 하루 30분으로 미국인 되는 법..놀랍네
- 3시간 멈춘 두륜산 케이블카 사고..범인은 쥐 2마리?
- 짜장 이어 짬뽕라면 전쟁..라면값 슬그머니 1500원?
- "몸 만지려다 욕듣고"..중국여성 살해·암매장 형제
- 자기 자식 꾸짖는다고 치매 父 밀쳐 숨지게한 아들
- 가수 윤하, 결혼한다…자필 편지로 깜짝 발표 "든든한 짝 만나"
- "순댓국 장사하는 처가, 수준 안 맞아"…시댁과 함께 아내 비방 이혼 결심
- "내 여친하면 너도 키워줄게"…장혜리, 유명 대표 '스폰 제의' 폭로
- 요양원 입소 한 달만에 숨진 80대…CCTV 속 폴더처럼 접힌 다리 충격[영상]
- "대치동 형부랑 똑같아, 우유부단하고 말 잘들어"…이수지 남편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