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그랜저 디자인, K7-알페온에 뒤져"

강호영 기자 ssyang@autotimes.co.kr 2011. 2. 17. 09: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준대형차 5G그랜저는 디자인 초기반응 조사에서 경쟁모델인 기아의 K7, GM의 알페온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평가는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1월20일부터 22일까지 533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타났다.

5G그랜저의 점수는 작년에 출시한 아반떼MD와 알페온의 초기반응 점수에도 크게 뒤지는 것이었다. 잠재고객 중 구입 가능성이 큰 유망고객의 평가와 전면 디자인 평가에서 더 취약했다. 디자인 이미지로는 '남성적이다' '미래지향적이다' '젊다'라는 인상이 상대적으로 강했으나, 경쟁모델인 K7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용자 이미지도 두드러진 내용이 없었다. 디자인 평가 후의 반응, 즉 구입 의향과 추천 의향의 변화에서도 K7과 알페온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는 정도가 적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잠재고객들이 보인 5G그랜저의 디자인 초기반응은 긍정적이라 보기 어렵다는 게 조사의 결론이다.

▲ 5G그랜저 디자인과 준대형 경쟁모델의 비교

5G그랜저의 디자인 초기반응 조사가 준대형 모델들 전체와 함께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K7이 779점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알페온이 757점, 5G그랜저가 727점, SM7이 678점 순이었다. 5G그랜저가 퇴장을 앞둔 SM7를 앞설 뿐 K7과 알페온에 30점 넘는 큰 차이로 뒤졌다는 것은 예상 밖의 결과다.

잠재고객의 유형별로 보면 구입가능성이 더 큰 유망고객('2년 이내에 해당모델을 살 생각이 있다')의 평가에서 5G그랜저의 열세는 더 두드러진다. 5G그랜저는 경쟁모델인 K7와 알페온에 65점이 넘는 큰 차이로 뒤지며, SM7와 비슷한 평가에 그쳤다. 이는 5G그랜저의 출시를 기다려 온 유망고객의 반응이 긍정적이지 못함을 보여준다. 가망고객('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산다면 준대형 산다')의 평가에서도 K7에 뒤져, 잠재고객 전반에 걸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디자인 별로는 외관평가와 실내평가에서 모두 경쟁모델인 K7과 알페온에 뒤졌으며, 전면과 후면 평가에서 특히 열세였다. 전반적으로 5G그랜저의 평가 중 경쟁우위라거나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 요소는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런 현상이 모든 초기반응 조사에서 나타나는 것인지 알아 보기 위해 이전 조사결과와 비교했다. 지금까지 준대형차의 디자인 평가는 세 차례 실시했다. 2010년 7월 자동차 연례 기획조사의 '제1차 정기 조사'가 있었으며, 알페온이 출시된 작년 9월 '알페온 초기반응 조사'가 있었고, 올 1월에는 '5G그랜저 초기 반응조사'가 경쟁모델들과 함께 실시됐다.

먼저 그랜저를 중심으로 결과를 보면, 이번 5G그랜저의 점수(727점)는 작년 7월 정기조사에서의 그랜저TG가 얻은 점수(727점)와 같았다. 갓 출시된 신모델 5G가 퇴출을 6개월 앞둔 시점의 TG와 같은 점수에 그쳤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5G그랜저는 새 모델이 갖는 프리미엄을 전혀 살려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잠재고객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했음을 뜻한다.

이와 달리 경쟁모델인 K7은 제1차 정기조사(작년 7월)에서 얻은 탁월한 성적(796점)보다는 조금 낮았으나, 그 이후 실시된 두 차례 초기반응 조사에서 모두 770점대라는 높은 점수를 보였다. 또한 알페온은 작년 9월의 초기반응 점수(761점)과 거의 같은 결과(757점)을 보였으며, 이는 5G그랜저보다 30점 높은 점수다. 이 결과는 K7와 알페온은 TG보다 확고한 디자인 우위에 있었으며, 5G그랜저는 이런 격차를 조금도 좁히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 5G그랜저 디자인 평가와 초기반응 조사의 비교

또 다른 비교는 초기반응 조사 결과 간의 비교다. 지금까지 초기반응 조사는 네 차례 이뤄졌다. 5G그랜저와 알페온 외에 작년 8월의 아반떼MD, 12월의 엑센트 조사가 있었다.

아반떼MD는 초기반응 조사에서 787점이라는 높은 점수로 경쟁 모델들을 앞섰으나 2위 라세티 프리미어(772점)와 큰 차이는 아니었다. 알페온은 761점으로 강적 K7(770점)에 근접해, 시장에서 갖는 위상 등 여러 불리한 여건을 감안한다면 크게 호평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엑센트는 거의 유일한 경쟁 모델 프라이드를 앞서기는 했지만 722점으로 부진했다. 그런데, 5G그랜저는 점수 자체가 엑센트 수준에 머물렀을 뿐 아니라, 경쟁 모델들에 큰 차이로 뒤졌다. 5G그랜저의 초기반응 점수는 만족할 만한 수준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라 할 수 밖에 없다.

▲ 디자인 평가와 태도변화

디자인 이미지를 평가하고 난 뒤 '해당 모델을 사고 싶은 생각이 얼마나 더 커졌는지'(구입 의향), '해당 모델을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얼마나 더 커졌는지'(추천 의향) 물었다.

5G그랜저는 '구입 의향이 더 커졌다'는 반응이 55%, '추천 의향이 더 커졌다'는 반응은 49%였다. 이는 경쟁모델 K7(각각 62%, 67%)에 뒤떨어질 뿐 아니라, 알페온(각각 56%, 5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단지 퇴장을 앞 둔 SM7(각각 43%, 43%)을 앞설 뿐이다.

5G그랜저의 부진은 경쟁 모델들에게 반사이익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7의 구입의향과 추천의향은 작년 9월보다 각각 4%p, 11%p 상승했고, 알페온은 두 지표 모두에서 4%p 상승했다. 이 결과는 5G그랜저의 출시를 지켜보던 잠재고객의 일부가 출시된 5G그랜저를 보고 나서는 구입·추천의향을 유보하거나 경쟁모델로 돌아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볼 때 5G그랜저는 디자인 측면에서 경쟁모델들에 대해 위협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 디자인 이미지

디자인 평가를 하고 난 뒤 잠재고객들이 받은 느낌을 '형용사 이미지' '이용자(user) 이미지' 두 영역으로 나눠 물었다.

형용사 이미지를 알아보기 위해 형용사 열 개를 제시한 후 각각이 평가대상 모델의 특징을 묘사하는 단어로 얼마나 적합한지 물었다. 5G그랜저는 10개 속성 중 '남성적이다' '미래지향적이다' '젊다' 등 세 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 세 속성 모두 K7보다는 약했으며, 알페온보다는 '남성적이다'라는 이미지가 낮았다.

이용자 이미지는 '40대' '남성' '외향적 성격'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기존 모델과 비교해 높은 점수는 아니었다. 5G그랜저의 디자인은 특징이나 강점이 없는 평범한 것으로 보인다.

▲ 결론

디자인 리서치는 연례 정기조사와 신 모델의 출시 직후 실시되는 초기반응조사로 구성돼 있다. 이 조사결과들의 비교는 가치 있는 정보를 의외로 많이 제공해 주며, 몇 가지 흥미 있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해준다.

5G그랜저나 현대차의 디자인 평가와 관련해서는 다음 몇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첫째, 현대차 디자인에 대한 잠재고객들의 평가는 긍정적이라 보기 어렵다. 둘째, 소형차로부터 준대형까지의 라인업(엑센트-아반떼MD-쏘나타YF-5G그랜저)에서 경쟁력 있는 높은 점수를 보인 것은 아반떼MD 하나다. 셋째, 소비자의 긍정적 평가를 유발하는 대표적 요인은 친숙성, 즉 잦은 노출이다. 넷째, 현대차는 다양한 모델과 높은 점유율로 월등한 노출 기회를 만들고 있으나, 소비자의 평가 그리고 구입·추천 의향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섯째, 디자인의 통일로 주력 모델 간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려 한 현대차의 패밀리룩은 생각보다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패밀리룩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면 평가가 더 미흡한 것은 더욱 꼼꼼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하다.

트위터로 만나는 오토타임즈 : http://twitter.com/Autotimes_kr

강호영 기자 ssyang@autotimes.co.kr

Copyright © 오토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