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현대차 '크라이슬러 인수설' 왜?

2008. 11. 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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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진우기자][현대차 즉각 부인, 전문가들도 "가능성 낮아"..오바마 정부 경쟁사 압박 변수?]

현대자동차가 또다시 크라이슬러 인수설에 휘말렸다. 지난해 2월 이후 두 번째다. 당시에는 영국 더 타임스가 "크라이슬러 인수에 현대차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고, 현대차는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인수설이 이번엔 미국 로이터통신에 의해 다시 점화됐다. 로이터는 지난 7일(현지시간) 협상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현대차가 크라이슬러의 최대주주인 서버러스캐피털과 '지프' 브랜드 등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아울러 "현대차가 최소한 크라이슬러의 일부(at least part of Chrysler)를 인수하기 위한 후보로 떠올랐다"며 "현대차 외에 르노 닛산 등 다른 인수후보들과의 매각협상도 재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또다시 "사실무근"이라며 즉각 일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크라이슬러 인수에 관해 어떤 검토도 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현대차가 크라이슬러 지프 브랜드 등의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현재 세계 자동차 메이커 중 가장 공격적인 해외투자에 나서고 있다. 2006년 미국 앨라배마공장 준공에 이어 조지아공장(기아차)을 추가로 건설 중이고, 체코공장도 가동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동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러시아 공장 건설에 들어갔으며, 중남미에서는 브라질 상파울루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향후 몇 년간 해외공장 건설에만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 경쟁기업을 인수할만한 여력이 별로 없다는 얘기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북미 자동차 시장의 위축으로 앨라배마 공장에서마저 재고가 쌓이고 있는 형편"이라며 "기아차 조지아 공장이 준공되면 전면적인 생산라인 재편까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이슬러 인수에 따른 메리트도 별로 없다. 크라이슬러는 극심한 판매부진으로 여기저기 인수대상을 찾느라 분주할 정도로 경영위기가 심각하다. 북미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라 판매망 확보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 효과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수설은 매각 가격을 높이거나, '인수전 흥행'을 위해 현대차를 끌어들이려는 고도의 전략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대차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새 정부 출범 앞둔 시점이어서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오바마측은 현재 미 빅3 자동차사의 지원요청에 따라 자동차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미국 메이커를 돕기 위해 한국과 일본 등 경쟁업체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車산업 살리기'가 새 정부의 최대 경제과제 중 하나로 떠오른 만큼 한미FTA 자동차 부문의 재협상 등 다양한 '카드'를 앞세워 해외 경쟁업체를 압박할 경우 현대·기아차나 일본 메이커들이 '뜻하지 않은 선택'에 내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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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기자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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