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냐 탑승자냐.. '자율주행차 딜레마'논란 재점화

전선익 2016. 10. 1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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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자율주행차 사고땐 탑승자 안전이 먼저"

벤츠 "자율주행차 사고땐 탑승자 안전이 먼저"

'자율주행차가 진행하는 도중 보행자와 탑승자 중 목숨을 선택해야 하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이 발생한다면?'

전 세계 완성차업체들이 이같은 상황, 즉 '자율주행 딜레마'에 대해 아직까지 답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는 '탑승자의 안전을 우선시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율주행 딜레마란 '자율주행시 인공지능(AI)이 탑승자의 안전과 행인의 안전 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하지만 벤츠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다른 완성차업체는 생명을 등한시 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자율주행 딜레마'를 놓고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16일 외신 등에 따르면 벤츠는 '2016 파리오토쇼'에서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와 인터뷰를 통해 "언제나 탑승자를 우선시 하도록 프로그램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츠의 드라이버 어시스턴스 프로그램 안전부문 총괄책임자 크리스토프 본 휴고는 자율주행 딜레마를 묻는 질문에 "만약 자율주행시 사고로 인명피해가 무조건 생겨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벤츠는 탑승자의 안전을 최우선시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완성차업계에서는 벤츠의 이같은 대답은 생명을 등한시하는 무책임한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 블로그 잘롭닉은 "벤츠는 사고가 날 경우 S클래스에 탄 억만장자를 살리기 위해 길 위의 아이들을 죽일 것이라고 대답을 한 것"이라며 "이래서 자율주행 딜레마에 대해 답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벤츠의 휴고 총괄책임자는 "사고가 발생했을때 차를 포기할 경우 다른 사람이 확실히 구해진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벤츠는 확실히 구할 수 있는 생명 하나를 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율주행 딜레마'는 이미 미국 등지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MIT 미디어랩 아이야드 라흐반 교수와 프랑스 툴루즈고등연구소 장-프랑수와 보네퐁 교수가 지난 6월 24일 학술지 '사이언스'에 기고한 '자율주행차의 사회적 딜레마'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율주행차 인공지능이 자기희생 모드(탑승자가 희생되는 것)로 프로그래밍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지만 자기희생 모드와 자기보호 모드(탑승자를 보호하는 것) 두 가지 형태의 자율주행차가 나올 경우 대다수는 자기보호 모드 차를 살 것이라고 대답했다. 즉 외부 보행자보다는 탑승자(자신)가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완성차업계는 "아직까지 자율주행 딜레마에 대한 법적 규정은 전 세계에도 없다"며 "미국을 비롯한 한국, 독일, 일본 등에서도 이 문제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임러 본사는 17일 휴고 총괄책임자의 인터뷰가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해당 인터뷰가 확대 해석되는 것을 막았다. 다임러는 "자율주행 개발 업무에서 주력하는 부분은 차량의 위험 회피 전략 등을 적용해 딜레마적 상황을 미연에 완벽하게 방지하는 것"이라며 "차량 탑승자를 우선시하는 결정을 내린 적이 없으며, 모든 도로 이용자들에게 가능한 최고 수준의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사람의 생명을 다른 사람의 생명보다 우선시하는 것은 독일에서 허용되지 않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법이 적용되고 있다"며 "법과 윤리에 관한 이슈들을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담론이 필요하고 이것이 해당 딜레마에 대한 종합적인 합의를 이루고 결과에 대한 수용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sijeon@fnnews.com 전선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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