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야기] 무인카 시대, 15년 뒤 온다
2020년 '자율 제어', 2030년 '운전 해방'
#1 박모씨는 최신형 차를 산 뒤 장거리 운전이 즐거워졌다. 지난 주말에도 가족을 태우고 왕복 주행거리 650㎞를 혼자 운전했지만 예전만큼 피곤하지는 않았다. 새로 산 차에 들어있는 어댑티브크루즈콘트롤(ACC) 기능과 차선유지장치(LKAS) 덕분이다. 앞차와 거리를 스스로 조절하며 미리 설정해둔 속도로 달릴 수 있고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운전대를 움직여주니 가족과 대화할 여유가 생겼다. 특히 정체구간에서도 운전자를 보조한 덕에 집중력을 잃지 않고 안전하게 여행을 마칠 수 있었다.
#2 김모씨는 운전 중 휴대폰을 보다가 교차로 정지선에 멈춘 앞차를 확인하지 못했다. 사고가 날 뻔했지만 차가 스스로 속도를 줄인 덕분에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 보행자와 자전거까지 인식해 스스로 멈춰 설 수 있다는 말에 비싼 값을 주고 산 보람을 느낀 순간이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보던 자율주행차가 어느덧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볼보자동차가 최근 국내 출시한 신차에 ‘준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돼 큰 관심을 모았고, 현대자동차도 제네시스를 통해 준 자율주행기술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알리는 중이다. 포드, 혼다, PSA, 토요타 등도 발전된 형태의 기술 상용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테스트를 이미 마쳤다. 자율주행기술은 친환경기술과 더불어 글로벌기업들의 우선과제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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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자동차 |
◆앞서 달리는 구글의 '레벨3 자율주행'
자율주행차는 무인자동차와 비슷하면서도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말 그대로 무인차는 사람이 없어도 주행가능한 차를 뜻하지만 자율주행차는 그보다 한단계 아래라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운전자를 완전히 대신하는 게 아니라 보조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을 5단계로 구분한다. 레벨0은 운전자가 모든 조작을 직접하는 단계다. 차는 단지 위험을 경고할 뿐이다. 운전자가 주변을 살펴야 하고 손과 발이 자유롭지 못하다. 레벨1은 1가지 이상의 운행 자동화로 손 또는 발이 자유로울 수 있다.
레벨2는 2가지 이상의 운행자동화 기능이 협업한다. 대표적으로 ACC와 LKAS를 결합한 형태가 일반적이다. 차간거리와 차선을 유지하며 일정 속도로 달릴 수 있어 손발이 자유롭지만 운전자가 주변을 살펴야 한다. 지금은 고속도로에서 일정 시간 동안 운전자를 대신할 수 있고(HDA), 정체구간에서도 운전자를 보조하는 수준(트래픽잼 어시스트)까지 발전했다. 업계는 2019년까지 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걸로 예상한다.
특정조건에서 차가 스스로 제어 가능한 레벨3 자율주행은 업체 대부분이 주력하는 기술 수준이다. 고속도로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추월가속과 차선변경이 가능하며 출구를 빠져나갈 수도 있다. 업계에선 2020년부터 보급대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도 이 레벨을 목표로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하고 있으며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이미 이 레벨에 가장 가깝다는 평을 받는다.
마지막 레벨4는 무인자동차다. 사람이 없거나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아도 스스로 돌아다닐 수 있다. 업계는 2030년부터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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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현대자동차 |
◆V2X, ‘커넥티드 카' 시대 온다
자율주행차는 사회적 필요성 때문에 등장했다. 자동차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사고를 대비하는 수동형 안전장비에서 이제는 사고를 미연에 막는 능동형 안전장비 개발과 탑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또 환경규제가 엄격해지며 효율을 늘리기 위해 유압식 펌프 대신 전기모터의 힘을 빌리는 등 새롭게 도입한 기술도 함께 어우러지며 자율주행에 한걸음씩 다가서는 중이다.
운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인지’ 단계다. 운전자가 주변상황을 눈으로 살피고 여러 소리를 귀로 들으며 ‘판단’을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로 ‘행동’을 하게 된다.
자율주행차도 마찬가지다. 차가 주변을 인식하도록 돕는 건 여러 종류의 센서와 카메라다. ECU등 처리장치가 주변을 감시한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한 뒤 ‘행동’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이를테면 갑자기 도로에 사람이 뛰어들었을 때 사고가 날 것으로 판단되지만 운전자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멈춰 서는 식이다.
따라서 이런 판단의 근거가 되는 ‘시나리오’도 자율주행차 개발과제 중 하나다. 다른 차가 내 주행경로로 갑자기 끼어들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버스일 경우 양보를 해줄 것인지, 장애물이 있을 경우 멈추거나 피할 건지 등 여러 상황에 대비한 설정을 해둬야 한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센서와 카메라만으로 판단한다면 문제해결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구글의 여러 테스트에서 드러났다”면서 “사람처럼 판단하고 융통성을 발휘하도록 만들어야 비로소 진정한 자율주행에 다가서는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이런 인지단계에서의 정보를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센서와 카메라 수를 늘렸지만 제품 단가가 불필요하게 높아지는 문제가 있어 대중화에 시간이 걸린다. 이에 따라 최근엔 ‘커넥티드’ 개념을 접목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차와 차, 차와 다른 사물이 통신하며 여러 정보를 주고받는 개념이다.
예컨대 교차로에 차가 접근할 경우 네트워크가 미리 감지해 보이지 않는 차에 대한 경고를 할 수 있다. 센서가 감지해 멈춰 서는 것보다 한발 빠른 대응이 가능해 사고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액센츄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텔레매틱스와 폰-커넥티비티 등 하위단계의 커넥티드 기술이 적용된 차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35%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5년에는 모든 차가 고도화된 커넥티드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통신형 시스템은 보급률이 60% 이상이어야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개인들이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 우려가 보급의 걸림돌이다. V2X 연계시스템은 북미와 유럽에서 신차에 의무 장착하는 것을 법제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기술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대모비스 마북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기술은 최근 몇년 동안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진전을 거듭했다”면서 “이제는 정밀도를 높여 운전자를 대신할 시간을 늘리는 게 핵심과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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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재테크 경제뉴스│창업정보의 모든 것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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