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그랜저..주력 세단 국내 판매 갈수록 '뚝' '현대차 놀이터'가 좁아지고 있다

류형열 선임기자 2016. 4. 20.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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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K7·SM6 추격에 ‘반현대 정서’도 고민…누적 판매량 1위는 고수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6만2166대를 팔았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7.2% 늘었다. 1~3월 누적 판매량은 16만86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2위 기아자동차(1~3월 12만8125대)보다 3만여대 많은 1위다. 이것만 보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반떼와 EQ900, RV를 제외하면 쏘나타와 그랜저, 아슬란, 제네시스 같은 주력 세단들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80% 넘게 판매가 급감했다.

2017년형 쏘나타

‘현대차의 놀이터’라는 국내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넘어 위기의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얼굴인 중형 세단 쏘나타는 1~3월 1만9176대 팔렸다. 지난해 동기 2만2769대에서 15.8% 감소했다. 주력인 준대형 그랜저는 같은 기간 1만3467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2.4% 급감했다. 아슬란은 80.4% 빠졌고, 제네시스 브랜드의 제네시스도 10.2% 줄었다.

현대차는 20일 쏘나타의 상품성 개선모델을 1년도 안돼 다시 내놓는 등 내부적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했지만 당장 반전을 기대할 만큼 상황은 낙관적이지 않다. 친환경차 전용모델로 내놓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도 기아차 니로에 밀리고 있고, 7월 제네시스 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연말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이 나오기 전까지는 신차도 없어 마케팅으로 버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 부진에 대해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대안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기아 신형 K7은 3월까지 1만3675대나 팔려 준대형의 절대강자 그랜저를 추월했다. 르노삼성의 SM6도 3월에만 6751대나 팔리며 쏘나타와 그랜저를 위협하고 있다. 한국지엠 임팔라도 3월 2009대 팔리며 꾸준히 나가고 있다. 여기에 한국지엠의 중형 세단 기대주 말리부도 출시가 임박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기아 신형 K7이나 르노삼성 SM6, 한국지엠 임팔라 등이 출시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소비자들로선 현대차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이 그만큼 많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조금 더 팔고 못 파는 문제가 아니라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현대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져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SM6나 임팔라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비슷하면 다른 차를 타고 싶을 만큼 현대차에 대한 불만이 큰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들어 ‘안티’ 정서 해소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소통 전담 부서를 만들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등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는 마니아·전문가들과의 스킨십도 늘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현대차 관련 기사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넘친다.

김필수 교수는 “현대차가 최근의 판매 침체를 일시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면서 “고객 서비스나 인식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하는 등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더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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