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엿보기]고성능차를 향한 현대차의 첫 도전 'N'

김형욱 2015. 9. 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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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정의·로고·방향성 발표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가격대비 성능(가성비)을 앞세워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플레이어로 인정받기 시작했지만 아직 전통과 역사, 스토리가 없는 신참 브랜드.’

현대자동차(005380)의 현 국제적 위상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와 같다. 같은 그룹 기아차(000270)와 함께 판매량 세계 5위이지만 고급·고성능차는 아직 제대로 도전해 본 적이 없다. 세계 판매 10대 자동차 회사 중 유일하게 컨버터블 모델이 없다. 2009년 처음 내놓은 대형 세단 제네시스만이 ‘가능성’을 보였을 뿐이다.

현대차도 꽤 오래전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한 돌파구를 모색해 왔다. 모터쇼를 통해 각종 고급·고성능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내부적으론 도요타의 렉서스나, 닛산의 인피니티 같은 고급 브랜드도 검토했다. 지난해부터는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 대회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도 나섰다.

이 고민 끝에 나온 결론이 고성능 서브(sub) 브랜드 ‘N’이다. 현대차는 오는 19일 개막하는 ‘2015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N의 정의와 로고, 방향성을 발표한다.

자동차 경주 게임 ‘그란투리스모’ 속 차량을 구현한 현대자동차의 모형차(show car)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말 알버트 비어만 전 BMW M사업부문 연구소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연구소 내 고성능차량 개발팀을 신설하며 준비에 나섰다.

당장 이번 모터쇼에서 첫 N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이번에는 WRC 내년 시즌 참가를 위한 차세대 i20 랠리카와 게임 속 N 2025 비전 그란 투리스모 쇼카(show car) 등을 통해 N의 맛만 보여줄 계획이다.

업계는 WRC에 출전 중인 i20 월드랠리카의 양산형이나 2008년 첫 출시 이후 신모델이 없는 제네시스 쿠페 후속 모델이 N에 묶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WRC 참여를 비롯한 차량 기술개발 역량으로 서킷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차를 개발해 고객에게 주행의 즐거움을 준다는 게 N의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N이라는 서브 브랜드를 내놓은 것은 롤 모델을 바꿨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현대차는 수년 전까지 줄곧 북미 중심의 일본차를 롤 모델로 삼아 왔으나 최근 이를 폭스바겐 등 유럽 회사로 선회했다. 미국·일본차 회사처럼 고급 브랜드를 내놓는 대신 유럽 회사처럼 서브 브랜드를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유럽은 서브 브랜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게 보통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AMG나 BMW의 M, 아우디의 (R)S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고급 브랜드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뿐 아니다. 대중 브랜드인 폭스바겐은 ‘R’, PSA(푸조·시트로엥)도 ‘DS’ 등으로 고성능차 차별화에 나섰다. 궁극적으론 브랜드 전체를 (준)고급화하려는 노력이다.

N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성과를 내기까지 최소한 적잖은 시간과이 필요하다. 도요타가 30년 남짓 키워 온 렉서스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자평한다. 이 과정에서 적잖은 실패를 감당해야 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현대차가 이미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이다. 또 생존을 위해 반드시 나아가야 할 길이다. 세계 최대 시장을 배경으로 큰 중국차 회사가 과거의 현대차처럼 ‘가성비’를 앞세워 세계 무대를 넘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북미 법인(HMA)이 지난달 공개한 고급 쿠페 콘셉트카 ‘비전 지(Vision G, 개발명 HCD-16)’.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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