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카' 내년에 나온다..글로벌 車 25% iOS 장착 전망

안석현 기자 2013. 6. 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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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스마트폰, 애플 태블릿PC, 애플 TV…. 다음은 애플 카(car)?'

애플이 아이폰 기능을 탑재한 '애플 카' 탄생을 예고했다. 연간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브랜드들이 스마트폰 운용체제(OS)인 'iOS'와 연동되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선언한 것. 애플이 PC에서 시작해 스마트폰·태블릿PC까지 확장된 스마트 생태계를 자동차 시장까지 넓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플 창립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 역시 생전 마지막 목표가 '애플 카' 제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애플 카', 2300만대분 브랜드가 참가

에디 큐 애플 수석부사장은 10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2014년 자동차 업체들이 iOS와 통합된 새로운 시스템을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날 2시간 동안의 신제품 및 소프트웨어 발표 시간 중 자동차와 관련된 부분은 불과 2분여 남짓. 그러나 업계서는 자동차 시장에 대한 애플의 전략을 엿보기에는 충분했다고 입을 모았다.

애플 카의 핵심 기능은 'iOS 인 더 카(iOS in the car)'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구현된다. iOS 인 더 카는 아이폰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스템과 연동시킨 뒤, 스마트폰의 각종 응용프로그램(앱)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노래를 듣거나 내비게이션·문자메시지·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기능을 스마트폰과 다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이 모든 기능은 애플의 음성인식 시스템인 '시리'를 통해 운전자가 전방에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작동할 수 있다.

기존에도 각 자동차 제조사별로 이와 유사한 시스템이 개발된 적은 있다. 포드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개발한 '싱크', 현대자동차(005380)의 '블루링크', 기아자동차(000270)의 '유보', 쉐보레의 '마이링크' 등이다. 이 시스템들 역시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내비게이션을 조작하는 등의 기본적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iOS 인 더 카는 운전자의 아이폰과 직접 연동된다는 점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개발한 종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보다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예컨대 앞으로는 자동차 전용 앱이 개발돼 운전자의 안전·편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다. 콘텐츠 시장인 앱스토어에서 자동차용 앱이 판매될 날도 머지 않았다. 아직 애플은 iOS 인 더 카가 어떤 방식으로 구동되고,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할 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조선비즈는 11일(한국시간) 배포된 iOS7 시험판(베타버전)을 내려 받아봤지만 여기에는 iOS 인 더 카 기능이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올 가을 출시될 정식판이나 향후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은 "현재도 아이폰에 저장된 음악을 듣고 사진을 보는 정도의 초보적인 커넥션(연결)을 제공하는 자동차 업체는 있지만, iOS 인 더 카는 아이폰을 자동차 대시보드 상에서 완벽하게 구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애플이 이 날 iOS 인 더 카를 탑재할 것이라고 밝힌 회사는 현대·기아자동차와 혼다·닛산·쉐보레·메르세데스-벤츠·오펠 등이다. 이들 업체들의 지난해 생산량을 모두 합치면 2300만대가 넘는다. 지난해 세계서 생산된 자동차가 총 8470만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장차 새로 만들어지는 자동차 4대 중 1대가 잠재적인 iOS 인 더 카 탑재 대상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생산량은 많지 않지만 페라리·재규어 등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들도 iOS와 연동되는 자동차를 내놓키로 했다.

한 IT 칼럼니스트는 "제품 개발 호흡이 긴 자동차 업계 특성상 곧바로 전체 라인업에 iOS 인 더 카 연동 기능을 탑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도구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스티브 잡스 죽기 전 소원이 애플 카 제작"

앞서 올해 2월에는 애플 창립자인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목표가 애플 카 제작이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잡스가 사망하기 전 뉴욕타임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디트로이트(미국의 자동차산업의 중심지)를 접수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애플 이사회 멤버이자 'J크루'의 최고경영자(CEO) 미키 드렉슬러도 "스티브는 죽기 전 꿈이 '아이 카(iCar)' 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잡스가 죽지 않았더라면 아이카의 미국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50% 쯤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이처럼 자동차와 iOS 간의 결합 작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향후 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의 상당 부분을 애플·구글 같은 IT 업체가 가져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2008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OS를 개발한 애플과 구글이 관련 시장을 장악한 것과 같은 원리다. 이후 삼성전자(005930)는 재기에 성공했지만, LG전자(066570)·노키아·블랙베리 등은 아직 스마트폰 시장에서 악전고투(惡戰苦鬪) 중이다.

자동차 특성상 애플·구글이 업계 전체를 쥐고 흔들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한정해 보면 기존 자동차 업체들보다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구글은 애플 카와는 약간 다른 '자동 운전 자동차'를 '구글 카'로 개발 중이다. 구글은 이미 올해 3월 자동 운전 자동차 50만 마일(80만4672km) 주행 기록을 수립했다. 또 각 주에서 자동 운전 자동차에 대한 법제가 마련되도록 지원해 네바다·플로리다·캘리포니아 주에 관련 법이 제정됐다. 구글은 장거리 시험 운행을 통해 운전 데이터를 축적하고, 실제 주행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할 OS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자동차산업팀장은 "자동차 조립 부가가치는 계속 박해지는데 비해 IT 시스템과 자동차의 융합 부가가치는 계속 늘고 있다"며 "앞으로는 '애플 카'와 '구글 카'를 놓고 고민하는 소비자도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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