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美서 연비 과장 파문에도 잘 달렸다
세계일보[세계일보]
미국 시장 '연비 과장'의 후폭풍에 휘말려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던 현대·기아차의 11월 성적표는 예상보다 양호했다. 진원지인 북미에서 연비 과장 사태에 따른 판매 부진은 나타나지 않았고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내수판매도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급등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11월 미국 시장에서 5만3487대와 4만1055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8%와 11% 증가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미국에 진출한 이후 11월 판매량(9만4542대)으로는 사상 최대다. 캐나다에서는 더욱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다. 현대차는 20% 증가한 1만101대, 기아차는 18% 증가한 5719대를 팔아 포드와 GM, 크라이슬러 등 미국 '빅3'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일부 주력 차종의 연비가 부풀려졌다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발표가 판매에 큰 영향은 없었던 셈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은 지난달 2일 현대차와 기아차 일부 차종 연비가 표시된 것보다 갤런당 1∼4마일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해 11월 판매에 악영향이 우려됐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가 환경보호청 발표와 함께 연간 800억원이 넘는 돈을 들여 구매자에게 보상을 하겠다고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연비 과장'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연비가 부풀려졌다는 지적을 받은 현대차 준중형 승용차 엘란트라는 지난 10월 1만4512대보다 9.7% 증가한 1만5923대가 팔렸다. 역시 연비가 잘못 표시됐다던 싼타페도 10월보다 12.2% 늘어난 6754대가 판매됐다. 주력 차종인 쏘나타는 1만7660대가 팔려 나가 10월보다 5.3% 성장했다. 기아차 스포티지 역시 10월보다 2% 증가한 2269대가 팔렸다.
미국 현지 캘리포니아주 딜러 사장 자레드 하딘은 "현재 연비사태 이전과 비교해도 판매량은 꾸준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아반떼, 쏘나타 같은 차량은 물량이 들어오자마자 판매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1월까지 누적으로 116만1993대를 판매해 연말까지 미국 시장 판매 목표인 120만9000대를 초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미 시장에서 '연비과장'의 틈새를 일본 차가 교묘히 파고 들고 있으며 내수에서도 일본 차의 신차 공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현대·기아차가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11월 미국 시장 점유율은 작년 8.7%에서 올해는 8.3%로 떨어졌다. 허리케인 '샌디'의 피해를 본 자동차의 교체 수요로 지난달 미 자동차 판매가 15% 증가한 데 비해 현대·기아차의 판매 증가폭은 9%에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점유율에서 일본 닛산에 밀리며 미국 시장 6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이천종 기자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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