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약발 떨어졌나

입력 2012. 11. 1. 11:37 수정 2012. 11. 2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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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패밀리룩이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K3, K5, K7, K9 등과 스포티지, 쏘렌토R 등 대부분의 차에 일명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을 반영했고, 이제는 누구라도 외형만 보면 기아차임을 쉽게 알 수 있게 됐다. 강렬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치켜 올라간 헤드 램프, A필러의 각도를 눕혀 곡선을 그리는 지붕 실루엣, 측면 유리 형태도 유사하다. 그 만큼 디자인 정체성이 분명해졌다.

패밀리룩이란 브랜드 고유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디자인을 뜻한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라디에이터 그릴이 대표적이다. 벤츠 그릴은 곧게 뻗은 가로 선이 클래식함을 강조해 차를 웅장하고 안정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BMW의 키드니 그릴은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아우디의 커다란 모노 프레임은 역동성과 강인함을 나타낸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이 처럼 오랜 세월 쌓아 온 각자의 정체성이나 추구하는 바가 뚜렷한 만큼 개성 넘치는 패밀리룩이 가능하다. 또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소비자 입장에서 거부감이 적다. 오히려 브랜드 특유의 패밀리룩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점을 감안해 기아차 역시 지난 2007년 현대자동차로부터 '디자인 독립'을 선언한 이후 꾸준히 패밀리룩을 실현해 왔다. 직선의 단순함을 내세워 강인하고 남성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연이어 내놓은 K시리즈가 성공하며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은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최근들어 '피터 슈라이어 효과'가 끝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K3가 등장하면서 나름대로 호응을 얻고 있지만 일선 영업현장에선 기아차 디자인에 소비자들이 식상해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중이다. K5가 디자인 대박을 맞으며 소비자에게 강하게 인식된 탓에 비슷한 K3의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

물론 패밀리룩은 대부분의 자동차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려면 필수과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차별성이다. 기아차 영업현장에선 "소비자들이 K3 디자인을 새롭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K5와 K7을 통해 익숙해진 모습에 이제는 피로감을 느끼기도 한다는 얘기다.

지난 5년간 기아차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다양하고 상품성있는 제품,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으로 글로벌시장에서 급성장했다. 특히 디자인이 차지한 비중은 상당히 컸다. 그러나 차별성에선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패밀리룩을 유지하되 차급별 디자인 차별화 전략에 소홀했던 건 아닐까.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의 차세대 모습이 궁금하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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