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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충전에 몇 시간씩 걸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1분 만에 100% 충전할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울산과기대 조재필 교수(친환경에너지공학부·사진) 연구진은 리튬배터리의 양극(+)에 쓰이는 전극용 분말입자의 크기를 기존의 500분의 1로 줄여 충전 속도를 최대 120배까지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쓰이는 리튬배터리는 양극용 소재로 리튬·망간·산소로 이뤄진 10마이크로m(1마이크로는 100만분의 1) 크기 분말을 사용한다. 음극(-)에서 나온 리튬이온이 이 분말입자 하나하나를 통로 삼아 양극으로 이동,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이다. 분말 크기를 줄이면 입자 수가 늘어나 충전 속도가 빨라진다. 차로를 늘려 병목 현상을 완화시키는 원리다. 하지만 입자 크기가 줄면 전체적으로 분말의 부피가 늘어나 배터리가 6배나 커진다는 문제가 있다.

조 교수팀은 리튬배터리 양극용 분말입자를 20나노m(1나노는 10억분의 1) 크기로 줄인 뒤 설탕물에 녹여 가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나노 입자들이 한데 뭉쳐 마이크로 크기의 입자처럼 변하면서 분말의 부피는 기존 배터리 수준을 유지했다. 또 설탕 성분이 타면서 생긴 흑연 성분이 입자 표면을 코팅해 전기 전도율이 크게 높아졌다.

조 교수팀이 개발한 나노분말로 배터리를 만들자 1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했다. 중형 전기차가 시속 50~60㎞로 2시간 정도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다.

조 교수는 "GM 볼트 등에 쓰이는 기존 배터리는 충전에 최소 2시간이 걸린다"며 "급속충전이 가능한 나노분말은 2년 정도면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화학분야 권위 있는 국제저널 '앙게반테 케미' 국제판 8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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