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반도체 부품 없인 못달린다

백인성 기자 2010. 11. 1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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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 올해 244억 달러로 급팽창현대모비스 '칩' 첫 생산.. 年 3천억 수입 대체 효과

흔히 반도체는 개인용 컴퓨터(PC)나 휴대전화의 전유물처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타고 다니는 자동차도 '반도체 덩어리'다. 첨단 전자제어장치가 보편화되면서 자동차 분야가 미래 반도체 시장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자동차 5대 강국이면서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에 국내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동부하이텍에 이어 현대모비스도 자동차 반도체칩 설계 및 생산에 들어갔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직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은 2006년 180억달러에서 2010년 244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반도체 비용은 2005년 235달러에서 2013년에는 309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높은 성장성과 고수익성이 강점이다. 일반 가전용 반도체보다 30~40% 정도 비싼 고수익 제품이 대부분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차량용 반도체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가량에 불과하지만 연간 8~9%의 성장률이 예상돼 일반 반도체 시장보다 두 배 이상 높다"고 말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아직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 문외한에 가깝다.

세계 자동차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전자부품 전문 업체인 미국의 프리스케일과 인피니온, ST마이크론 등 상위 5개 업체가 40%를 과점하고 있다.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국내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보디 및 섀시용 반도체를 처음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배터리 효율과 직결된 지능형 배터리 센서에 들어가는 반도체칩과 주차 때 사각지대를 비춰주는 카메라 및 주변사물 인식 칩, 원격으로 시동을 끄거나 켜는 스마트 키(Smart-Key) 리모컨에 들어가는 반도체칩이다. 국내 업체가 자동차용 반도체를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차량용 반도체를 국산화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수입 대체 및 원가절감 효과가 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테스트 과정을 거쳐 위탁생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설계는 하지 않고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 전문업체인 동부하이텍도 자동차용 반도체 위탁생산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쳤다. 2년 전부터 준비해온 자동차 반도체 양산공정이 미국의 품질 규격 기준을 통과한 것이다. 까다로운 해외 자동차업체에 자동차용 반도체를 납품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셈이다. 국내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설비를 갖춘 업체는 동부하이텍이 유일하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시장 진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PC에 쓰이는 D램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올초부터 자동차용 반도체 위탁생산을 시작해 해외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면서 "이번 규격 인가는 해외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품질 수준을 만족시킨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 진입과 전문인력 양성이다. 권오경 한양대 공과대학장은 "자동차용 반도체는 안전문제와 직결돼 신뢰성이 중요한 만큼 실적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진입장벽이 두꺼운 편"이라며 "기술 격차뿐 아니라 이를 담당하는 연구인력이 많지 않아 인력 양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백인성 기자 fxma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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