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Interview] "오픈 IPTV로 TV 문화 바꿀 것"

2010. 10. 2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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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식 브로드밴드미디어 대표

바야흐로 '컨버전스' 시대다. 웹과 모바일, 카메라와 휴대전화, 금융과 모바일 등 융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 돼버렸다. 방송과 통신도 마찬가지다.

2009년 1월부터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 IPTV는 서비스 시작 전부터 두 분야의 융합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는 물론 TV 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으로 주목받았다.

현재 IPTV의 성장 속도는 이런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고 올해 안에 300만 가입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SK브로드밴드 IPTV(Btv)를 이끌고 있는 이주식 SK브로드밴드 뉴미디어사업부문장 겸 브로드밴드미디어 대표를 만나 IPTV의 현주소와 향후 트렌드에 대해 들어보았다.

IPTV 서비스나 산업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것 같습니다.

초창기에는 주문형 비디오(VoD·Video on Demand) 서비스에 실시간 채널 확보로 근본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기였습니다. 업계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가입자 유치에 나서 굉장히 일찍 100만 명을 돌파했죠.

9개월 만에 100만, 다시 7개월 만에 200만을 넘어선 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추세입니다. 현재도 완만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터닝 포인트가 필요한 시기가 됐죠.

터닝 포인트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죠.

역시 가장 중요한 건 기존 케이블 TV와 차별점을 갖는 것입니다. 결국 IPTV의 장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본질로 돌아갈 수밖에 없죠. 지금까지도 TV는 일방적인 콘텐츠 송출과 전달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나서 그에 관한 부가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얻는 식이죠. IPTV는 근본적으로 'TV 문화를 바꾸자'는 것입니다.

TV를 이용해 정보를 얻는 능동적인 문화죠. 현재 Btv에서도 네이트 검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리모컨 활용 습관 등 문화 자체가 한꺼번에 변하기는 어렵죠. 지금은 VoD 등을 통해 '누르는 연습'을 하는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VoD는 결국 '타임 시프트(Time Shift)'의 문화죠.

IPTV를 통한 TV 문화 혁신 사례가 있습니까.

IPTV는 시청자가 원하는 분야의 정보를 정규 방송보다 더 깊이 얻을 수 있게 합니다. TV 뉴스도 경제·정치·사회·국제 등 개인별 맞춤 채널이 가능해지죠. 교통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TV 교통 정보는 1%도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한 방송입니다.

정작 내가 궁금한 지역은 제외되기 쉽죠. IPTV를 통해 상세하면서도 내게 맞는 방송을 시청하는 능동적 문화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결국 소비자 만족이죠. IPTV가 완전히 새로운 혁신 기술이라기보다는 PC나 스마트폰 등의 단말기에서 활용되는 서비스를 TV로 옮겨오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IPTV의 수익성이 크지는 않은데요.

시청자는 아직까지 기존 채널(수)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익숙하게 봐 왔던 인기 채널이 완벽하게 수급되지 않고 있죠. 고객에게 '플러스알파'가 없으니 기존 시청 문화에 변화가 오기 힘든 겁니다.

역시 케이블 TV와의 상생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상당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결국 프로그램 공급자(PP·Program Provider)들도 힘을 합치게 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Btv는 90개 채널을 확보해 채널 갈증이 어느 정도 해결된 상태이지만 방송되지 않는 인기 채널도 있습니다. PP 쪽에서 보면 케이블 사업자들과 IPTV 사업자에게 공동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죠. 그게 첫 번째 이슈입니다.

IPTV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컨버전스가 화두로 등장한 이후로 어떤 산업 분야든 '트렌드'를 무시하기 힘들어졌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요즘의 스마트폰 열풍이죠.

올 초부터 이야기한 '오픈(Open) IPTV'가 스마트폰과 비슷한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현재의 IPTV는 지상파나 메이저 PP 채널의 콘텐츠를 구입해 그대로 송출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오픈 IPTV는 외부의 CP(Contents Provider:콘텐츠 제공자)들에게 우리의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뜻입니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과 같지요.

구체적인 수익 배분의 형태까지는 논의되지 않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양방향 TV가 가능해지는 겁니다.

말씀을 들으니 애플 등이 내놓을 스마트 TV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스마트 TV와 같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콘텐츠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개 역할이죠. 하지만 IPTV는 지상파와 메이저 PP의 실시간 방송 및 VoD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외부 CP가 주축이 되는 스마트 TV와의 차이점이자 장점이죠.

스마트 TV는 결국 IPTV의 아류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실시간 방송은 관계사 간 협력에 따라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까요. 결국은 IPTV라는 구심점을 통해 한곳에 모이게 되겠죠.

오픈 소스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요.

당연합니다. 웹상에서도 불법·유해 콘텐츠가 무수히 많죠. 대형 포털 등과 마찬가지로 오픈 IPTV에서도 이러한 콘텐츠를 걸러낼 수 있는 정화 기능을 반드시 갖출 계획입니다. 오픈 IPTV가 정착되면 스마트폰·PC·TV 등 이용자의 위치나 용도에 따라 가장 적당한 단말기를 선택하는 문화로 바뀌게 됩니다. 결국은 세 가지 디바이스가 동시에 연동되는 플랫폼 개발로 이어지겠죠.

잠시 주춤한 IPTV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입니까.

우선 채널 확보를 통한 기본적인 시청자 만족감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직관적이고 쉬운 UI(User Interface:사용자 환경) 등을 통해 더 쓰기 쉽고 편한 메뉴 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작년에 개편해 선보인 IPTV 2.0 서비스의 핵심 과제가 바로 비주얼 등 UI 개편이었습니다. 이 밖에 채널별 콘텐츠 제공 방식을 장르별로 통합해 구성한 통합 오퍼링, 개인 취향별로 콘텐츠 구성·화면 선택이 가능한 meTV(개인화 TV), 트랙볼을 이용한 신개념 리모컨, 대표 양방향 서비스인 '아이스크린(i-Screen)' 등 고객 친화형 2.0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오픈 IPTV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죠.

경쟁사와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고 있습니까.

지금은 경쟁보다 서로 공조할 때입니다. 문화가 바뀌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기게 마련이니까요. 아이폰의 등장으로 기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가 위기를 겪고 있지 않습니까.

경쟁보다는 새로운 TV 문화를 만드는데 더 힘을 모아야 합니다. 단순한 가입자 빼앗기 차원이 아니라 제2의 CDMA, 아이폰 같은 하나의 큰 틀을 만들어야죠.

약력 : 1962년생. 84년 성균관대 전자공학과 졸업. 92년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전자공학과 박사. 92년 SK텔레콤 입사. 99년 SK텔레콤 기술지원본부장(상무). 2003년 SK텔레콤 네트워크연구원장. 2007년 SK텔레콤 신규사업개발1그룹장(전무). 2008년 하나로텔레콤 기술부문장. 2010년 SK브로드밴드 뉴미디어사업부문장 겸 브로드밴드미디어 대표이사(현).

장진원 기자 jjw@hna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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