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ELS 13년간 흐름

김유정 2016. 1. 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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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재테크 상품으로 흥행하다 'H지수 쏠림발' 2조 손실 우려 작년말 98조 시장.. 5년새 5배↑ 저금리속 고객유치 과열로 '녹인'

100조원 규모의 시장을 열며 국민재테크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가 했던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격랑 속에 빠졌습니다. 최근 홍콩 증시가 급락을 거듭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대규모 원금 손실 우려를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최고의 상품으로 여겨졌던 ELS가 몰락하기까지 지난 13년간의 흐름을 짚어보겠습니다.

◇ELS 시장 파죽지세 성장=ELS 상품이 처음 등장했던 것은 2003년 4월입니다. 당시 정부는 파생상품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증권거래법 시행 규정 개정안'을 마련, 일반인에게 ELS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이어 2005년에는 원유, 금, 은 같은 실물뿐 아니라 환율, 금리 등 다양한 기초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DLS도 일반인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초기 파생상품 시장의 주요 고객은 고액 자산가였습니다. 현재 ELS 상품은 초기 투자규모가 100만원 이상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당시에는 투자 진입 장벽이 500만원 이상으로 높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것이 2010년 들어서면서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본격 커졌습니다. 2010년 말 22조4000억원이던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은 2011년 말 38조8000억원, 2012년 말 51조6000억원, 2013년 말 63조2000억원, 2014년 말 84조1000억원, 2015년 말 98조400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불과 5년 만에 시장 규모가 다섯 배 가까이 불어난 것입니다. 무려 100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파생결합증권, 국민 재테크 수단으로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고위험 고수익으로 '진화'한 ELS=초기 등장한 ELS는 원금 보장형의 안전한 상품이었습니다. 당시 LG투자증권이 내놓은 원금보장형 상품인 'LG ELS 5-1'을 보면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지수가 30% 이상 상승하면 7.4%의 확정 수익률을 얻고 상승률이 30%에 미치지 못해도 지수 상승분의 80%를 수익으로 얻을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2010년대에 들어서 현재와 같은 '스텝다운형 상품'이 주를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3년인 투자 기간에 기초자산으로 삼은 개별 종목 시세나 코스피200 같은 특정 주가지수가 일정 수준 이하로 폭락하지만 않으면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ELS에서 기초 자산의 개수가 2개, 많으면 3개까지 늘어난 것은 최근 수년 사이에 나타난 변화입니다. 2010년까지도 지수형 ELS 중에서 기초자산이 복수인 것은 48%에 그쳤지만 2015년에는 80%대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여러 기초자산이 있을 때 어느 하나라도 크게 하락해 녹인 구간에 진입하면 이를 기준으로 손실을 산정합니다. 따라서 기초자산이 많아질수록 고객은 그만큼 더 손해를 볼 확률이 높아집니다.

◇H지수 쏠림현상, ELS 2조원어치 손실 위기=문제가 된 것은 이 복수의 기초자산 중 특정 지수 쏠림현상이 크게 나타났다는 점입니다. 바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입니다. 최근 이 지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원금손실(녹인, knock-in) 구간에 진입,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014년 들어 ELS 기초자산으로 홍콩H지수 활용이 급증했는데요. H지수는 유로스톡스50이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 등 다른 해외 지수보다 변동성이 큽니다. 이를 편입하면 위험성이 커지지만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목표 수익률은 더욱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난해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ELS 규모는 총 46조336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ELS 발행 규모(76조9499억원)의 60%를 차지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저금리 환경 속에서 증권사들이 좀 더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목표 수익률을 경쟁적으로 높이는 과정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합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11년 연 3.25%를 정점으로 인하되기 시작해 현재는 연 1.50%로 내려와 있습니다. 즉 고객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과정에서 위험성이 높은 ELS 상품이 더 많이 양산돼 최근 ELS 녹인 구간 진입 사태의 1차적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융당국은 아직 손실을 확정하기는 이르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현재 발행된 ELS의 96.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이때까지 H지수가 상당수준 회복되면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지 않고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최근 5년간 H지수 평균 값이 1만을 넘었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H지수가 8000선에서 계속 벗어나지 못할 경우 ELS 약 2조원 어치가 원금손실을 입게 된다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김유정기자 click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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