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출시, 국내 고가폰 '운명'은

송정렬 기자 2009. 11. 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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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정렬기자][삼성ㆍLG 스마트폰 가격인하 주목 vs '아이폰=요금폭탄'이 최대 변수]

KT가 22일 애플 아이폰 국내 시판을 공식화했다. 아이폰 국내 시판이 마침내 현실화되면서 이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로 압축된다.

'고가폰' 위주의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가격 전략에 미칠 영향과 실 사용자의 요금부담. 두 사안 모두 아이폰 시장 확대는 물론 그로 인한 국내 휴대폰 시장의 판도 변화에 직결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삼성ㆍLG, 내수시장 방어 '비상등' 켤까

지난해 기준으로 2305만대 규모인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50%와 30%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은 전 세계 80개국에서 시판돼 지난 3분기까지 누적판매량 3360만대를 기록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대명사. 비록 국내 시장규모는 작지만,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안방에서 아이폰과 맞붙는다는 점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는 부담스럽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그동안 해외에선 저가폰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쓰는 반면 국내시장에선 매출과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철저한 고가폰 전략을 구사해왔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휴대폰의 해외시장 평균판가는 지난해 135달러에서 올해(1~9월) 113달러로 떨어졌지만, 국내시장 평균판가는 지난해 30만9000원에서 올해(1~9월) 37만원으로 올라갔다.

삼성전자의 올 3분기까지 전체 휴대폰 판매량은 총 1억5830만대로 이중 국내 판매량은 1876만대, 비중은 11.9% 수준. 매출로 비교하면 3분기까지 전체 매출 21조3641억원 가운데 내수 매출은 3조5865억원으로 비중은 16.8%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내수시장에서 비싼 제품을 팔아 실속을 챙긴 셈이다.

KT는 내부적으로 아이폰의 내년까지 판매목표를 최대 50만대까지 잡고 있다. 국내 전체 시장규모의 2%에 불과하지만, 고가폰인 스마트폰 수요를 잠식할 수 있어 국내 제조사의 고가 전략이 유지될지 관심거리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아이폰의 국내시장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는 아이폰의 대응차원에서 기존 고가폰 전략의 손질이 불가피, 이전처럼 내수시장에서 실속을 챙기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말기 공짜-요금은 연간 114만원!

3가지 기종을 3가지 전용요금으로 가입하니 9가지 경우의 수가 생긴다. 압축하면 월 정액요금을 많이 낼 수록 단말기 가격은 낮아진다.

음성통화 200분, 데이터통화 500MB, 문자 300건을 제공하는 요금제는 월 4만5000원. 이 요금제를 택할 경우 아이폰3GS 16GB는 26만4000원, 아이폰 3GS 32GB는 39만6000원, 아이폰 3G 8GB를 13만2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음성통화 800분, 데이터통화 3GB, 문자 300건의 I-프리미엄 요금제는 월 9만5000원을 내야한다. 이를 선택하면 아이폰3GS 16GB와 아이폰 3G 8GB는 공짜, 아이폰 3GS 32GB는 13만2000원에 살 수 있다.

아이폰 구매에 앞서 자기 통화패턴과 데이터 이용 정도(욕구)를 분석해야 한다. 월 통화나 데이터 이용 정도가 일정 수준 이하인데 지금 당장 단말기가 공짜라고 높은 정액제에 가입한다면 돌아오는 것은 '요금폭탄'이다.

이들 3종 요금제의 연간 요금총액은 54만원, 78만원, 114만원. 기본 제공되는 음성 및 데이터통화, 문자는 사용량을 초과할 경우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음성통화는 10초당 18원, 데이터통화는 1MB당 50원, 문자는 1통 당 20원이다.

3분기 KT 이동전화 가입자의 월평균가입자당매출(ARPU)은 3만5941원. 월 4만원을 채 안쓰는 이용자라면 아이폰 최소 요금제에 가입하더라도 손해 볼 수 있다. 더욱이 각각 500MB, 1GB, 3GB의 무료 데이터통화도 어떻게 쓸 것인지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까지 이용해온 KT 무선인터넷 '쇼인터넷'의 애플리케이션들을 아이폰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내달부터 시판되는 애플의 휴대폰 아이폰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에 예상보다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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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렬기자 songj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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