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아버지' 쿠퍼, 스마트폰에 '일침'

이정일 입력 2009. 11. 7. 09:31 수정 2009. 11. 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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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모든 사람들에게 완벽한 기능을 제공하려는 만능폰은 결국 그 어떤 것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휴대폰의 아버지' 마틴 쿠퍼 박사(사진·80세)가 오늘날 휴대폰의 기능이 지나치게 복잡해져가고 있는 세태에 일침을 가했다. 마틴 쿠퍼 박사는 4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막한 보안 컨퍼런스에 참석, "내가 생각하는 미래의 수많은 전문 기기들은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한 가지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쿠퍼 박사는 1973년 세계 최초의 휴대폰을 개발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휴대폰 역사의 선구자다. 그는 최근의 휴대폰이 너무 많은 기능을 담다보니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많다면서 단순함의 미학을 역설했다.

휴대폰 선구자의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시장은 빠른 속도로 다기능화되고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지난 2007년 '페니'라는 닉네임을 가진 단순한 기능의 노키아 1100 단말기가 200만대를 판매해 그해 베스트셀러에 등극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트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07년 1억5000만대, 2008년 2억1100만대에 이어 2012년에는 4억60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2015년에는 스마트폰이 일반 휴대폰 수요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선두주자격인 애플 아이폰은 출시 2년 만에 글로벌 시장에서 3000만대가 팔리는 등 스마트폰의 대중화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휴대폰 역사를 고찰하는 '끊임없는 터치(Constant Touch)' 저서를 지난 2003년 펴냈던 존 에이거(Jon Agar) UCL 과학기술학 선임강사는 "마틴 쿠퍼의 주장은 오늘날 휴대폰 시장의 흐름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만능폰이 지향하고 있는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것을 그 어떤 증거도 본 적이 없다"면서 "지금은 단순한 통화 기능을 넘어 컴퓨터와 같은 막강한 기능을 탑재하는 것이 추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휴대폰의 단순함을 지향하는 마틴 쿠퍼 박사나 기술 발전을 역설하는 존 에이거의 주장이 상충하기 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CCS인사이트의 벤 우드 연구이사는 "그동안 휴대폰 제조사들은 메모리를 늘리고 최고급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군비경쟁'을 펼쳐왔지만 지금은 이같은 흐름이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라면서 "통화만 하고 텍스트 문자만 주고받을 수 있는 단순한 기능의 휴대폰 수요도 영원히 존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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