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 미국은 '열고' 한국은 '닫고'

이정일 입력 2009. 10. 12. 10:11 수정 2009. 10. 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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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무선인터넷에 대한 미국과 한국 이동통신사간 전략이 사뭇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와이파이와 3G 망을 적극 개방하는 추세인데 반해 한국은 자물쇠를 단단히 걸어놓고 있어 시장 활성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애플 아이폰을 공급하는 AT & T는 최근 자사의 3G 망에서도 무선 인터넷전화(VoIP) 서비스를 허용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 사용자들은 스카이프 등의 인터넷전화 프로그램으로 3G 망을 통해 무료로 통화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와이파이를 통해서만 인터넷전화를 사용토록 했던 AT & T가 3G 망까지 개방함에 따라 음성통화 부문의 매출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망 개방에 따른 가입자 확대에 AT & T는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업계 관계자는 "망 개방으로 스카이프 사용자가 일반 AT & T 가입자에게 전화를 거는 것도 가능해졌다"면서 "AT & T는 망 개방에 따른 무선인터넷 사용자 확대로 새로운 수익창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T모바일도 와이파이 망을 이용한 기업용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무실 내에서는 와이파이 망을, 외부에서는 이동통신 망을 통해 음성과 데이터 통신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반면 KTㆍSK텔레콤 등 국내 이통사들은 무선 망 개방에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 대신 인터넷전화가 내세우는 '무료 통화'의 허점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프로 통화하려면 어차피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 비용이 이통사의 음성 통화요금에 비해 결코 저렴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실 국내 이통사들이 무선 망 개방에 부정적인 속내를 보면 매출 하락을 우려한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G 무선망을 개방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전화를 사용토록 한다면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속내를 내비쳤다. KT측도 "내부적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잘라 말했다.

업계는 음성통화 서비스에 집중하는 SK텔레콤과 달리 KT는 3G WCDMA와 와이브로, 와이파이를 연계하는 컨버전스에 적극적인 만큼, 3G 망 개방에 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KT도 와이파이 개방만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이통사들이 3G 망을 개방하지 않더라도 와이파이 지역에서 무선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와이파이 지역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만큼 3G 망 개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방통위도 무선인터넷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3G 망을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3G 망을 개방해 무선 인터넷전화를 사용토록 할 경우, 무선인터넷 사용 확대로 이어지면서 이통사들에게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통사들이 끝까지 문을 열지 않는다면 망 개방을 유도하는 수단을 강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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