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음반업계, 불법 음악 복제에 '칼 대신 당근'

이정일 2008. 12. 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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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음악 복제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음반 업계가 채찍 대신 당근을 들고 나섰다. 미국 음반 업계의 이같은 전략 수정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다른 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9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불법 음악 복제를 차단하기 위해 그동안 수만명과 법정 다툼을 벌여온 미국 음반 업계가 소송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고 판단, 보다 유연한 방법으로 불법 복제와의 싸움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는 최근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와 음반 해적 행위를 차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논의의 핵심은 RIAA가 인터넷에서 불법 음반 유통을 확인하면 ISP측에 이를 통보하고, ISP는 불법 유통자에게 이메일을 발송해 불법적인 행위를 중지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아울러 ISP는 불법적인 음악 유통이 고속의 인터넷 서비스에서 이뤄지는 만큼 불법 유통자의 인터넷 속도를 떨어뜨리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불법 행위가 지속되면 인터넷 접속 자체를 차단할 방침이다.

RIAA는 이같은 내용에 관해 일부 ISP와 기본적인 합의를 도출해낸 상태다. 그러나 어느 ISP가 동참할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RIAA는 불법적인 음반 유통과 관련해 지난 2003년부터 지금까지 3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송이 온라인상의 해적 행위를 차단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지적해왔다. 오히려 RIAA가 무리하게 법에 의존함으로써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대중과의 관계만 악화시킨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번 RIAA의 전략 수정은 불법 복제에 대한 정책이 '채찍'에서 '당근'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악성 해적 행위에 대해서는 소송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방침이지만 ISP와의 협력을 통해 개인들에게 '위법성'을 인지시키는 것이 불법 행위 차단에 효과가 클 것으로 RIAA측은 내심 기대하고 있다.

미치 베인웰(Mitch Bainwol) RIAA 회장은 "그동안 소송을 통해서 불법 음반 유통이 불법적인 행위임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게 됐다"면서 "새로운 전략은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범법 행위에 관한 억제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작권 침해 컨설팅사인 빅샴페인의 에릭 가랜드 대표도 "저작권 침해에 관한 특효약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RIAA가 소송을 통한 해법을 강구해왔으나 채찍보다는 당근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RIAA의 전략 수정을 환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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