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튠스 곧 상륙.. 국내 음악시장 울고 웃고

한현우 기자 2012. 1. 22. 09: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음악제작사들 "제값 받자" 애플, 음악 1곡 받을 때 美 1100원, 日 3000원 받아 뮤지션·제작사에 70% 줘

세계 최대의 디지털음악 유통 서비스인 애플 의 아이튠스(iTunes)가 올해 한국에서 음악 유통사업을 시작한다. 아이튠스가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하면, 디지털음악의 소비자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국내 음악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헐값에 음악을 제공하던 기획사들이 대거 아이튠스로 몰려가거나 기존 가격체계에 본격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에 비해 최저 100분의 1 가격에 음악을 제공해 오던 국내 음악기획사들은 그간 아이튠스가 언제 한국에 상륙할 것인지 눈독을 들여왔다. 현재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일본에서만 아이튠스가 음악유통을 하고 있다.

대중음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의 미국 본사 직원들이 최근 한국을 방문해 주요 음악기획사와 직배사 대표들을 만나 아이튠스 연내 런칭과 관련한 미팅을 가졌다.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이 '만났다는 사실조차 비밀에 부치는' 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이다. 현재 애플은 한국 아이튠스 직원을 채용 중이며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코리아측은 이에 대해 "아무것도 말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애플이 음악 1곡당 얼마를 받을 것이냐 하는 것이다. 애플은 노래 1곡을 다운받는 데 미국에서 99센트(약 1130원), 영국에서는 99펜스(약 1730원), 일본에서는 200엔(약 2960원)을 받는다. 이 가운데 30%를 애플이 유통 수수료로 떼고 음악제작자와 뮤지션에게 70%가 돌아간다.

반면 한국은 1곡을 다운받으면 600원이지만, 이렇게 다운받는 사람은 극히 적다. 멜론, 벅스, 소리바다, 올레뮤직,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등 대표적 음악사이트들이 일제히 정액제, 이른바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5000원에 40곡(곡당 125원) 또는 9000원에 150곡(곡당 60원)을 다운받을 수 있다. 일본의 50분의 1 값이다.

게다가 국내 회사들은 수시로 추가할인 이벤트를 벌인다. 현재 소녀시대의 음반 '더 보이즈'를 일본 아이튠스에서 다운받으면 2600엔(약 3만8500원)이 필요하지만, 멜론에서는 4500원에 음반 전체(15곡)를 다운받고도 135곡을 더 다운받을 수 있다(SKT 고객 기준). 곡당 단가가 30원에 불과한 셈이다.

게다가 국내 수익배분도 유통사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음악사이트가 매출액의 최대 52%를 가져가고, 나머지 48% 가운데 뮤지션과 제작사 몫이 분배된다. 이 때문에 그간 음악계에서는 "아이튠스가 들어오면 음악을 아이튠스에 독점 공급하겠다"고 하는 제작자들이 꽤 있었다.

음악계에서는 애플이 국내에서 곡당 1000원 수준으로 가격을 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스텔뮤직 이응민 대표는 "한국 디지털음악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곡당 1000원, 아무리 적어도 곡당 500원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애플도 그 정도 선에서 가격을 정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곡당 1000원이면 아이튠스의 가격 경쟁력은 매우 약한 편이다. 그러나 음악계가 기존 음악사이트들을 압박하고 나서면 다른 사이트의 가격이 오르거나 정액제가 폐지되면서 아이튠스가 국내 시장에 연착륙할 가능성도 있다. 게다가 아이튠스는 아이폰을 비롯, 아이팟과 아이패드 사용자가 손쉽게 연동시킬 수 있다는 특장이 있다.

음악 제작자들은 아이튠스의 국내 진출을 환영하면서도 일단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기존 유통업체들과의 계약이 유효한 데다가 유통사로부터 받은 선급금이 있기 때문이다. 플럭서스뮤직 김병찬 대표는 "아이튠스가 영업을 시작해도 하루아침에 시장 판도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음악시장을 현실화하고 기존 국내업체의 가격체계도 조정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한국인과 점점 입맛 비슷해진 중국인 때문에…
  • 귀국한 안철수, 정치 참여 질문에 "굳이 저까지…"
  • 부산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 숨진 채 발견돼
  • 박정희, 美 대통령에게 군인들 피의 대가로…
  • 가계 소득 높을수록 남편이 집안일 많이 한다
  • '1912'로 시작하는 北의 휴대전화 번호, 숫자의 의미는…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