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포털 '한국인 정보' 범람>中사이트 '韓國實名' 치자 주민번호 줄줄이

윤정아기자 2011. 8. 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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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실명정보 다루는 사이트만 수백만곳

한국 정부의 수차례에 걸친 단속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에서 한국인 개인정보 유출이 여전히 만연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006년 이후 중국에서의 한국인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정부가 대책을 세워왔지만 발본색원이 되기는커녕 더더욱 성행하고 있는 현실이다. 특히 최근 싸이월드 등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로 이 같은 개인정보 유출이 더욱 기승을 부릴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어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중국 인터넷 사이트에 한국인 신상 낱낱이 올라온다 = 1일 중국 인터넷 사이트 등을 검색해 본 결과 이들 사이트에는 한국 사람들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주소 등의 개인정보가 공공연하게 떠돌아다니고 있었다.

중국 최대 검색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에 '韓國實名(한국실명)'이란 검색어를 입력해 보니 한국인의 실명정보를 다루고 있는 사이트가 수백만여건이나 검색됐다.

이 중 무작위로 한 개를 클릭하니, 게임 사이트로 보이는 한 웹페이지에 '한국실명신분증다운로드'라는 제목과 함께 "게임을 위해서는 한국 아이디를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 주민등록번호가 없다면 아래 방법에 따라 아이디를 만들면 된다"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자료 다운로드'라 쓰인 아이콘을 클릭해 보니 '한국실명신분증번호 576개'라는 제목의 파일이 다운로드됐고 실제 567명이 각종 카드에 가입하면서 기입해 놓은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이 적나라하게 나열돼 있었다.

또 다른 사이트에는 주민등록번호 생성 프로그램을 올려놓은 뒤 '앞쪽이 생년월일이고 뒷부분이 1로 시작하면 남성'이라는 등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여 있었다. 기자의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하니 앞 번호가 똑같은 수천개의 휴대전화번호 리스트가 나열된 웹페이지도 확인됐다.

다른 포털 사이트에도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원하는 게시글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간혹 "불법이니 해선 안 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지만 소수일 뿐 "18세 이상 성인의 실명 주민등록번호를 알려 달라"는 노골적인 질문까지 게시되고 있었다. 한국인들의 신상정보를 원하는 이들 대부분은 "한국 게임 사이트나 한류스타의 팬카페 등에 가입하고 싶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국인 피해 늘어날 가능성 = 문제는 이 같은 개인정보들이 주로 해킹을 통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 사람 1명의 개인정보가 100원에 팔린다는 말이 돌 정도로 해킹으로 인해 유출된 한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에서 공공연히 공유되고 있다"며 "해킹으로 인한 피해는 당장 피부로 와닿지 않아 그 심각성을 느끼기 쉽지 않지만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언젠가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7월28일 35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싸이월드·네이트의 해킹 사태로 인해 유사 피해가 더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7월28일 싸이월드와 네이트의 회원 350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킹되면서 '내 휴대전화 번호가 중국 사이트에 돌아다니고 있다', '보이스피싱에 걸릴 뻔했다'는 등의 피해 사례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피해자는 "인터넷 유출 확인 프로그램을 이용해 내 휴대전화번호를 검색하니 5건의 인터넷 유출 기록이 나왔고 이 모두 중국어로 된 사이트였다"며 "연동된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내 번호와 함께 수천개의 한국 휴대전화번호가 공개되고 있었다"고 캡처 화면을 올려놓기도 했다. 농협, 우체국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았다는 피해담도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윤정아·박준우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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