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초전도체 최고 권위자 투신 자살

2010. 2. 25.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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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너무 사랑했는데… 힘들다" 유서 남겨노벨상 수상 가능성 가장 높은 학자 거명되기도

국내 초전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인 유명 사립대 교수가 투신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목격자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쯤 서울 마포구 창전동의 한 아파트 1층 화단에서 서울 모 사립대학 물리학과 A(58) 교수가 피를 흘린 채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신고했다.

수사 당국은 타살 정황이 없고, 유서와 유족 진술 등을 토대로 A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물리학을 너무나 사랑했는데, 잘 못해서 힘들다. 큰 논문을 발표해야 하는데 힘들다"는 내용이 들어 있어 이 교수가 연구에 대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유족들은 조사에서 "논문 발표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고, 우울증을 앓는 것 같았다"고 진술했다.

특히 A 교수는 2008년 포항공대에서 모교인 이 대학으로 옮긴 뒤 연구환경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 학장과 동료 교수들이 지속적으로 상담을 해 왔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A 교수는 최근 우울증 증상 때문에 병원 진료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대학 물리학과의 한 교수는 "최근 연구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지는 정말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른 교수는 "일반적으로 유명한 교수가 다른 교수보다 큰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점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서 "아무리 그렇다 동료 교수들이 각별히 신경을 썼는데 충격적이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A 교수는 초전도 연구 분야 최고 권위자로, 국내 연구자 중 노벨 물리학상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의 하나로 거명되기도 했다.

A 교수는 또 우리나라 초전도 연구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공적을 인정받아 2006년 '한국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한국과학상 물리학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과학상은 격년 주기로 수학·물리학·화학·생명과학 등 4개 분야별로 세계 정상 수준의 연구 업적을 낸 과학자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이 밖에도 A 교수는 2001년 초고속 슈퍼컴퓨터, 마이크로파 통신, 뇌파 측정 장치 등의 개발에 쓰이는 MgB2(마그네슘다이보라이드, 이분화마그네슘) 초전도 박막을 세계 최초로 제작해 관련 논문을 세계적 권위의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그는 2002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물리학회 초청 강연도 했다.

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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