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절 감시' 프로그램 "박사님 논문은 안녕하세요"

2008. 10. 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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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 '데자뷔' 2500여건 '경고'

 '박사님 논문은 안녕하십니까?'

 표절 잡는 소프트웨어로 내용이 비슷한 생의학 논문들을 찾아 모으는 데이터베이스 '데자부'가 누리집에 공개된 데 이어, 이곳에서 한국 연구자들의 논문도 여럿 검색되면서 국제적 표절 감시 활동이 국내 과학계에서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구윤리 분야의 한 교수는 "지금은 과도기이지만 이런 데이터베이스가 논문 표절에 경각심을 주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대학 연구팀이 표절 검색 소프트웨어(eTBLAST)를 개발해 찾아낸 논문들의 데이터베이스 '데자부'(spore.swmed.edu/dejavu/)를 보면, 이곳에 계속 추가되는 논문은 15일 현재 총 7만4700여건에 이르며 그 중에서 '베낌(duplicate)' 의심 목록에 오른 것만 2500여건이다. 85% 이상 비슷해 표절 의혹이 짙은 논문(tinyurl.com/52s5e3)은 186건이다.

 베낌 의심 목록 2500여건 중에서 한국인 논문은 20여건 검색된다. 데자부는 논문마다 짧은 평가를 달아 두었는데, 표절 의심을 받는 국내 교수의 2004년 논문에 대해 "(프랑스 연구팀의 1999년 논문과 비교해 보니) 방법이 매우 비슷하며 결과와 결론이 일치한다. 도표 9건 가운데 6건이 같고 표 1건은 매우 비슷하다"고 평했다. 당사자인 김아무개 성균관대 교수는 <한겨레>에 "한약 약효를 분석하는 실험 방법이 없어 분석 방법을 채용하다보니 문제가 된 것 같다"며 "내 전공 분야가 아닌 대학원생들의 실험 논문이어서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그렇더라도 책임 저자로서 소홀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표절 의심 논문이 유달리 많은 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표절 의심 논문 186건 중에서 'korea'로 4건이 검색됐다. 'japan'으로 검색해 일본인 저자 논문만 꼽으니 10건이다. 'china'로는 13건, 'france'로는 7건이 검색됐다. 이는 표절 의심 논문이 그 나라의 과학 활동 규모와 대체로 비례하는 수준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낌 의심 논문 2500건 중에서 한국인 논문은 20여건이었으며 일본·중국인 논문은 훨씬 많았다.

 아직 한글판 표절 검색 소프트웨어는 없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논문들이 전자문서로 구축돼 표절 검색은 훨씬 간편해졌다. 이에 더해 언젠가 이런 소프트웨어까지 국내에 등장한다면? 국내 연구자인 한 과학 블로거는 이런 물음에 "그 후폭풍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상상 이상이 될 것"이라며 지금의 베낌·표절 불감증을 꼬집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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