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꺼진 트위터 마케팅, 이제 천덕꾸러기?!

2011. 3. 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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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산업부 육덕수 기자]

트위터 열풍, 이제 한바탕 휩쓸고 갔다고 해도 될까?

어쨌든 그 열풍의 열매로 트위터는 이제 일상에서는 익숙한 장면이 됐다. 열풍이 시작된 지 오래지만, 기업들은 아직 트위터라는 자물쇠의 열쇠를 찾기 위해 씨름 중이다.

애플의 아이폰 도입과 함께 트위터 마케팅 열풍에 열렬히 동참했던 기업들은 초기에는 너도나도 트위터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새로운 팀을 짜고 고민하고, 트위터 계정을 열 계획이라고 앞다퉈 밝혔다. 그런데 1년가량 시간이 지난 지금 트위터 마케팅이 기업 내부에서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는 소문이 들려온다.

◈ 벌써 터져버린 트위터 마케팅의 거품?

트위터 마케팅의 추락이란 진단은 흡사 거품이 터질 때처럼 빨리 왔다.

A 식품업체 관계자는 "이제 트위터 마케팅의 조정기에 들어갔다"며 단정한다. '조정기라니? 트위터는 이제 성숙기에 들어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지 않는가?' 이 관계자의 이어진 다음 말이 궁금증을 바로 풀어줬다.

"트위터는 다루기 어려운 야생동물 같죠."

기업들이 트위터를 주목한 이유가 가공할만한 정보 파급력이다. 하지만 실제 마케팅을 해보니 전달하려는 정보도 예상만큼 제대로 퍼뜨릴 수 없었다는 것이 트위터 마케팅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트위터들의 까다로운 취향은 마케팅 담당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열심히 올리던 이벤트와 마케팅 정보를 트위터들이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트위터들은 기업 입장에서는 알리고 싶어하는 정보를 '스팸'이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이른바 트위터 마케팅의 부작용이었다. 결국 트위터 마케팅은 서서히 애물단지라는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기업들이 트위터마케팅을 꺼리는 또 다른 이유는 트위터의 '독성' 때문이다.

B 식품업체 관계자는 트위터에 대해 "치명적인 판도라의 상자 같다"고 평했다. 트위터는 좋은 방향으로 쓸 가능성도 있지만, 돌연 급속히 부정적인 정보를 유포하는 급성 바이러스로 돌변할 수도 있는 것이 트위터라는 설명이다.

실례로 피자업체인 도미노피자는 트위터로 대대적인 할인 공동구매 마케팅을 시도했다가 낭패를 봤다. 이 업체는 트위터 팔로워 수에 따라 할인을 약속했다가 팔로워들이 급속히 늘면서 행사를 예상보다 일찍 중단한 것이다. 이 트위터 마케팅은 오히려 업체의 부정적인 이미지만 쌓았다는 평을 남겼고, 트위터 마케팅 담당자에게 적지 않은 교훈을 남겼다.

C 홈쇼핑 관계자는 트위터 마케팅을 하다 고객에게 협박을 받은 경험을 털어놓는다.

"아직 블랙 컨슈머가 트위터에서 활약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고객센터에 걸려오는 전화가운데 일부는 본인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으면 트위터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 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더욱이 고객들이 트위터에 불만과 시정사항을 올리지만, 저희로서는 난감한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고객들의 설명이 부족한 경우도 많고, 수많은 거래 가운데 어떤 거래를 지칭하는 것인지 알 수 없어서 고객 대응에 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트위터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24시간, 365일 늘 열린 트위터 계정은 어쩌면 불안의 대상이다. 트위터 마케팅 담당자들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상대로 활약하는 블랙컨슈머들이 트위터로 자리를 옮기게 될까 내심 걱정도 하고 있다.

익명으로 계정을 만들 수 있는 트위터가 돌연 테러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을 아는 트위터 담당자들은 휴대폰을 24시간 손에서 멀리 두지 않는다.

◈ 65년 간장회사가 트위터에선 '깻잎스타'로 데뷔한 사연

트위터 마케팅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떨어졌다지만, 레드오션에서도 달콤한 이익을 향유하는 기업이 있듯 알찬 트위터 마케팅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기업도 있다.

트위터에서는 하루아침에 '깻잎스타'로 데뷔한 식품기업이 있다.

65년 전통의 샘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샘표의 트위터 마케팅 데뷔 이야기는 훌륭하기보다는 깜찍하다. 이야기는 지난해 아이폰4 출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모난 디자인의 아이폰4가 공개되면서 트위터에서는 아이폰4와 비슷한 디자인을 지닌 샘표 깻잎 캔 제품이 화제가 됐다.

당시 트위터에서는 스티브잡스가 아이폰4 대신 샘표 깻잎 캔을 들고 있는 합성사진이 인기리에 퍼졌고, 샘표는 폭발적인 트위터의 반응을 타고 아이폰4를 사은품으로 주는 행사를 벌였다. 당연히 큰 호응을 얻었고, 샘표는 그 이후 자연스레 트위터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그 이후 보수적인 식품업체와는 달리 샘표의 트위터 마케팅은 열풍에 휩쓸려 시작한 다른 기업의 트위터 마케팅과는 달리 참신하고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샘표의 트위터 마케팅이 지향하는 바는 '감성'이다. 지난 1년간 국내 기업 트위터에 대한 반응을 통해 얻은 결론이다. 서로 대화를 나누듯 다가서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보통 트위터들이 기업트위터에 글을 남길 때, 기업이라는 대상이 아니라 기업 이름을 쓰고 있는 익명의 트위터에게 말을 걸듯 다가선다는 점에 착안했다.

작은 차이지만 트위터 공간에서는 큰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많은 식품 업체들이 트위터 마케팅에 도전을 시도했다가 흐지부지 끝난 것에 비하면 샘표의 마케팅은 주목할만하다.

이를 간과한 많은 기업은 트위터 마케팅을 초기에 시작하면서 일방적이라는 평을 듣거나 스팸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크고 작은 식품기업들이 샘표의 트위터 마케팅을 칭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샘표에는 트위터를 담당하는 전담 인력도 있다. 아직 업계에서는 트위터 전담을 두고 있지 않은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며 샘표의 관심을 역으로 읽을 수 있다.

또 샘표의 트위터마케팅은 사내 커뮤니케이션에도 긍정적인 효과도 주고 있다. 샘표의 신인사원 선발과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샘표의 CEO가 직접 RT(글 퍼 나르기)를 통해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면서 사내에서도 CEO에 대한 정감이 더했다는 후문이다. 기업의 트위터 마케팅과 CEO의 트위터가 접목되면서 앞으로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마케팅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재 샘표 트위터의 팔로우는 500여 명 수준이다. 거대 IT 기업이나 전자, 통신 업체에 비하면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일약 트위터 스타로 시작해 알찬 트위터 마케팅을 이어가는 샘표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는 식품업체들은 상당수다.

◈ 트위터 마케팅 밑바닥은 희망?

트위터 마케팅에 대한 기업들의 시선은 이제 트위터 우상화에서 하나의 매체나 통로로 트위터를 바라보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초창기에 거세게 불던 열풍은 이제 오간 데 없다. 트위터 마케팅의 한계를 판단한 일부 기업들은 속속 새로운 채널로 떠오르는 페이스북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페이스북에는 마케팅의 새로운 노다지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제 트위터 마케팅의 내일은 어떻게 될까?

마케팅 관계자는 최근 상황을 이렇게 정리했다. "맞습니다. 너무 눈높이를 높이 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트위터 마케팅의 가능성을 아직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판도라 상자의 가장 밑바닥에는 '희망'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cosmo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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