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만들고도 한국서 더 비싼 갤럭시탭
한국 정보기술(IT) 수요자들이 '봉'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산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세계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외국보다 비싼 값에 사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5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을 이동통신업체 약정요금제에 가입하지 않고 사려면 미국보다 47%나 돈을 더 내야 한다고 보도했다.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에도 미국보다 13%가량 비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동안 휴대전화와 모바일 기기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지불해왔다"면서 "이 같은 패턴이 태블릿 PC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와 약정을 맺지 않고 갤럭시탭을 살 경우 미국 버라이즌에서는 599달러(약 67만6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SK텔레콤이 99만5000원(약 884달러)에 팔고 있다. 제품을 만든 국가에서 50%가량 비싸게 사야 하는 셈이다. 약정을 통해 가입할 때도 한국이 비쌌다. 미국 이동통신사인 스프린트에 매달 30달러를 내는 2년 약정요금제로 가입할 경우 갤럭시탭을 399달러에 살 수 있다. 2년간 드는 전체 비용은 1119달러(약 126만원) 정도다. 이 요금제의 데이터 사용량은 매달 2기가바이트(GB)다. 반면 SK텔레콤의 월 4만5000원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갤럭시탭을 사는 데는 34만6000원이 든다. 2년간 전체 비용은 143만원(약 1263달러)으로 미국에 비해 13%가량 비싸다.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도 500메가바이트(MB)로 미국보다 적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 이동통신사는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국내 가격보다 싸게 구입한다"면서 "한국에 판매하는 제품은 특화된 기능이 들어갈 뿐더러 애프터서비스를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내비게이션과 디지털위성방송(DMB), 동영상 강의 등 미국에 판매하는 제품에 없는 기능이 들어갔다는 얘기다.
그러나 팅크웨어가 공급한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의 경우 삼성이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기로 해 가격에 반영될 이유가 없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DMB 부품가격 역시 개당 1~2달러에 불과하다. 이를 넣는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그렇게 비쌀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갤럭시탭의 순수 부품 가격이 205달러, 디스플레이 가격 57달러, 배터리 가격은 10달러로 총 272달러선에 불과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그러나 구체적인 부품 가격 공개를 거부했다.
<백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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