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vs 옴니아2 출혈경쟁서 멍드는 IT강국

헤럴드경제

"결국 공멸하자는 얘기인가." 통신업계 한 임원이 내뱉은 푸념 섞인 한 마디다. 아이폰을 놓고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예약 판매에만 5만여명이 몰렸다. '아이폰 광풍'이 불고 있는 셈. 아이폰을 국내 도입하는 KT나 방어해야 하는 SK텔레콤과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도 불어닥친 아이폰 광풍에 '허둥지둥', 'IT 코리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KT는 아이폰 경쟁 제품인 국산폰(옴니아 2)을 깎아내리는 교육지침서를 유통망에 뿌리고, 아이폰 포스터만 대리점에 부착을 하도록 하는 등 '아이폰 띄우기'에만 열을 올려, 빈축을 사고 있다. SK텔레콤은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 한 달밖에 안 되는 고가의 스마트폰 'T옴니아 2' 실구매가격을 거의 반 토막을 내다시피 해, 앞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사실 아이폰이 국내 업계에 가져온 효과는 크다. 콘텐츠시장 활성화를 비롯해 기득권에 안주해온 국내 통신시장에 새로운 변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료가 너무 비싸다'는 게 문제다. KT 관계자조차도 "사실 아이폰 팔아서 남는 게 없다"는 말을 할 정도다.

대당 40만~50만원대의 막대한 보조금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KT는 2~3년 후 지독한 '아이폰 후유증'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미국의 AT & T도 아이폰 독점 공급을 통해 회사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었지만, 결국 보조금으로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다. 아이폰에 맞선 SK텔레콤이나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다.

그럼 애플은 어떨까. '아이폰 광풍'과 맞물려, 애플은 제품이 나오기 전부터 돈 한푼 안 들이고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박용만 ㈜두산 회장, 이찬진 드림위즈 사장 등 유명 CEO들까지 '아이폰 전도사'를 자처하며 아이폰 광풍을 확산시키고 있다. 애플 아이폰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마케팅비용도 거의 쓰지 않는다.

아이폰 효과로 고가 단말기 가격이 내려가면서 소비자들은 혜택을 보고 있다. 하지만 통신업체 간에 아이폰으로 인한 출혈경쟁으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향후 그 부담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IT 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에서 아이폰을 놓고 벌어지는 현상을 보고 과연 애플은 뒤에서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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