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도 OK, 아이폰 '사대주의'?

입력 2009. 6. 18. 09:13 수정 2009. 6. 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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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폰 국내 출시를 놓고, 국내 양대 통신사인 KT와 SK텔레콤간의 '진흙땅 싸움'이 벌어질 조짐이 보인다. KT와 SKT는 아이폰과 관련해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KT가 아이폰 도입에 적극적인데 반해 SKT는 방어를 하는 형국이다. SKT는 국내 휴대전화 제조사들 못지않게, KT의 아이폰 도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를 견제하기 위해 SKT측은 "KT의 아이폰 출시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속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애플은 국가별로 단일 사업자에게 아이폰을 공급해 왔다.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다 하더라도, 결국 KT와 SKT 중 국내 통신사 한곳에서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KT와 SKT가 아이폰을 둘러싼 과열 경쟁을 펼친다면 가격, 물량, 조건 등 애플측의 무리한 요구도 일방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이통사들이 현재 도입을 검토 중인 제품은 얼마전 애플이 공개한 신제품 '아이폰3GS'가 아닌 구형 제품. 애플측도 신제품 출시와 함께, 구형 아이폰 재고 소진을 위해 국내 이통사와의 협상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져, 설만 무성했던 아이폰이 연내 국내 상륙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형 아이폰은 당분간 국내에 출시될 가능성이 희박한 것도 사실이다. 애플은 미 AT & T를 통해 19일부터 신형 아이폰 판매에 들어가고, 8월 중 80개국 이상으로 출시를 확대하지만 한국은 그 대상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작 'IT 강국 코리아'을 자처하는 국내 대표 통신사들은 한물간 구형 제품을 도입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통사들이 무리해서 들여온 구형 아이폰이 많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수 있을 지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한다. 단순히 일부 얼리어답터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무리한 아이폰 도입의 부담은 대다수 일반 소비자들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는 것.

국내 제조사들은 사용자 환경(UI), 성능 등 아이폰을 능가하는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물론 아이폰은 애플 온라인장터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수 있는 것이 강점이지만, 국내 이통사들도 현재 개방형 앱스토어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위피'(WIPIㆍ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의무화가 폐지된 것처럼, 설령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국내 이통시장도 결국 컨버전스(복융합)라는 거대한 흐름속에서 개방형으로 서서히 전환될수 밖에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선택권 확대도 중요하지만, 얼리어답터와 마니아층의 여론몰이 밀려, 무리하게 구형 아이폰을 도입할 경우 한국 모바일 산업에 독(毒)이 될수 있다"면서 "소비자들도 아이폰에 대한 막연한 환상보다는 아이폰이 과연 어떤 가치를 가져다줄지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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