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결빙기 짧아져 북극곰 생존 위협
(토론토=연합뉴스) 박상철 통신원 = 캐나다 매니토바 주 북부 북극곰 서식지인 처칠 인근지역의 바다얼음이 늦게 어는 바람에 제때 사냥에 나서지 못한 곰들이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말했다.
8일 캐나다 통신(CP) 보도에 따르면 북극곰들이 바다표범 등을 사냥할 때 발판으로 사용하는 바다얼음이 올 겨울에는 예년보다 몇 주 늦게 얼었다고 앨버타대 앤드루 드로셔 교수가 밝혔다. 지난 봄에는 얼음이 평년보다 한 달 먼저 녹았다.
이처럼 바다얼음이 봄에는 빨리 녹고 겨울에는 늦게 얼면서 사냥철이 짧아져 북극곰들이 제대로 먹이를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드로셔 교수는 "올해는 북극곰 서식에 상당한 도전이 예상된다. 얼음에서 일찍 내려왔다가 늦게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라며 "대부분의 곰이 육상에 머무는 기간이 많았고 체력도 바닥에 도달해 있다"고 지적했다.
북극곰들은 여름철에는 사냥을 하지 않고 육지에 머문다. 곰들은 바다에 얼음이 다시 얼 때까지 하루에 1㎏ 정도의 지방을 태우며 지낼 수 있다.
몸집이 큰 수놈들은 단식 기간이 늘어나더라도 크게 지장이 없지만 새끼곰에게 젖을 물려야 하는 암놈과 새끼 곰들은 타격이 크다. 새끼곰들은 어미 곰의 젖이 나오지 않을 경우 자신들의 몸에 비축된 지방에 의지해야 하는데 그 양이 작아 굶어 죽을 수도 있다.
드로셔 교수는 "실제로 올 여름에 어미 젖이 떨어져 굶어 죽은 새끼곰들이 발견됐는데 이는 지금까지 보기 힘들었던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는 어른으로 성장하는 새끼곰이 적어지는 것을 의미해 수 년 째 감소하고 있는 북금곰의 숫자를 더욱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처칠 지역의 북극곰들은 가을이면 수많은 관광객을 맞는데 관광사들은 올해 만난 북극곰들의 상태가 그렇게 나빠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드로셔 교수는 "상태가 안 좋은 곰들은 관광객들의 눈에 띄는데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극곰은 2만∼2만5천 마리로 추산된다. 모두 19종 가운데 8종은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3종은 현상유지, 1종은 증가하고 있다. 나머지 7종은 현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치 않다.
처칠 지역에는 약 1천 마리의 북극곰이 살고 있다.
pk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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