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30% 수수료' 전자책 시장 흔드나

2011. 7. 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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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결제모듈 강제' 지침 파장

업체들 "가격인상 불가피"

출판사, 이중 수수료 우려

애플의 '내부결제 정책(IAP)' 불똥이 국내 전자책 업계로 튀고 있다. 스마트폰·태블릿피시의 대중화에 힘입어 올해 폭발적 성장세를 점치던 전자책 시장이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발단은 애플이 7월부터는 앱스토어 내 전자책이나 음원·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의 경우엔 애플의 내부결제 모듈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지침을 마련하면서부터다. 에플은 이를 통해 30%의 수수료(세금 포함)를 앱 개발사로부터 챙겨간다. 만약 애플의 내부결제 모듈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엔 통보 없이 앱스토어에서 삭제될 수 있다고 애플은 경고했다.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카드 수수료나 서버 관리비용 모두 애플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30%가 많다는 얘기가 있는데, 예전에 국내 통신사들은 실질적으로 60%~70%까지 떼어갔다"고 말했다.

애플의 결정에 국내 전자책 업계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금까지 예스24·리디북스 등 국내 전자책 업체들은 무료 앱을 제공한 뒤, 사용자가 앱 안에서 유료 콘텐츠를 구매할 때 휴대폰 결제 대행 등을 통한 자체 결제시스템을 이용해왔지만 앞으로는 그럴 수 없게 됐다. 리디북스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출판사와 함께 대응 방안을 논의중인데 아직 마땅한 결론을 짓지 못했다"며 "30%의 수수료는 전자책 수익 구조상 불가능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전자책의 경우 통상적으로 판매가의 20~40% 정도가 유통업체 몫이다.

전자책 업계와 달리, 저작권자나 출판사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다. 콘텐츠를 소유한 출판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애플에 30%를 주나 전자책 유통업체에 30%를 주나 마찬가지라는 판단에서다. 직접 앱을 제작하고 있는 한 대형 출판사에서는 "30% 수수료는 기존 오프라인 책 시장 관리비용을 생각하면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자책 유통에 직접 뛰어들기 어려운 소형 출판사들은 타격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한 소규모 출판사 관계자는 "출판계에서 앱 자체 개발 인력을 보유한 업체는 서너곳 뿐"이라며 "유통 과정에서 애플과 전자책 업계 모두 수수료를 받는다면 결국 출판사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자책 업계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전자책은 앱 내부가 아닌 온라인에서 따로 구매 과정을 거치고, 구매한 책은 앱을 통해 볼 수 있는 '뷰어' 형태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다. 아마존 킨들도 뷰어 방식으로 앱스토어 내에서 전자책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미 뷰어 형태를 채택중인 교보문고는 "이런 방식을 이용하면 애플의 정책과 충돌하는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용자는 온라인 전자책 판매 사이트에 따로 로그인해 결제를 한 뒤, 다시 앱과 연동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자책 업체로서는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대목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강경 대응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스24는 "한국 이퍼브 등이 앱스토어를 공정위에 제소한 상태"라며 "일단은 서비스를 지속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함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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