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세상선 나도 CEO"

조성훈 입력 2009. 12. 11. 08:32 수정 2009. 12. 1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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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앱스토어 등록 프로그램 '대박' 경기고 유주완 군

한 고등학생이 애플 앱스토어 한국계정에 올린 프로그램이 유료와 무료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해 화제다. 유료 프로그램인 `Kontacts(한글 초성검색)'는 단 며칠만에 800만원 어치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다.

경기고등학교 2학년 유주완 군(사진)이 그 주인공. 유 군은 애플 아이폰이 국내 출시된 지 3일 만인 지난 1일 한글 초성검색 프로그램을 애플 앱스토어의 한국계정에 등록했으며 현재까지 7000여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애플 아이폰에는 연락처의 인명을 한글의 초성으로 검색하는 기능이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이 많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개당 0.99달러인 이 프로그램은 등록되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가며 한국계정 판매 1위에 올라섰다. 유 군은 애플에 지불하는 30%의 판매 수수료와 일부 세금을 제하고도 벌써 500만원 가량을 벌어들였다.

유 군이 3일 올린 무료 프로그램 `서울버스'도 일주일도 안 돼 4만명 이상이 내려 받으며 한국계정 무료 인기 프로그램 순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도를 통해 수도권 전지역의 버스노선 정보와 도착 예정지 및 현위치를 알려준다. 리뷰 사이트에는 "아마추어의 결과물이 아닐 정도로 수준이 높다", "웬만한 유료프로그램보다 훨씬 낫다", "공무원이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는 등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유 군은 고등학생 신분이지만 어엿한 프로그래머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꼈고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정보보호 올림피아드에서 해킹분야 대상을, 정보의 바다 탐구대회에서 서울시 교육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 군은 "프로그램을 짜는데 일주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게임대신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왔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서둘러 개발하느라 생각지 못한 취약점이 많다"면서 "사용자들의 수정요구가 많아 계속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프로그래밍에 몰입하다보니 학업은 소홀해지지 않을까. 물론 유 군은 일절 학원에는 안 다닌다. 그런데도 학업성적은 반에서 중간정도란다. 유 군은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면서 외국사이트를 돌아다니고 관련 자료를 보다보니 다른 과목을 몰라도 영어점수는 잘나온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처음엔 걱정하던 부모님도 이제는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유 군은 "생각지도 않게 돈을 벌게됐다"면서 "초성검색으로 번 돈은 부모님께 빌린 앱스토어 등록비나 기타 비용들을 갚는데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무료인 서울버스 프로그램에 더 애착을 보였다. "추운 겨울에도 언제 올 지 모를 버스를 기다리느라 떨지 않아도 됐다"는 한 이용자의 댓글에 뿌듯함을 느낀다며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유 군은 국내 제조사나 이통사에 대해서 "억지스런 광고로 쓸데없는 기능을 강조하기보다는 좀더 혁신적 아이디어와 사용자 편의성을 더 고민해야할 것 같다"며 뼈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조성훈기자 hoon21@◆사진설명: 경기고등학교 2학년 유주완 군이 본인이 만든 프로그램 '서울버스' 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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