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 지마켓도 인수..독과점피해 우려

2009. 4. 16.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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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옥션 인수 이어 지마켓 지분 67% 공개매수키로

오픈마켓 점유율 87%…소비자 권리 악화될수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이(eBay)'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인 온라인 오픈마켓 '지(G)마켓'을 인수했다. 이베이는 이미 시장 점유율 2위인 옥션도 갖고 있어 이번 인수로 '공룡 온라인 유통업체'가 탄생하게 됐다. 한편에서는 이베이의 이번 인수로 소비자 권리나 서비스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베이는 16일 지마켓의 지분을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하기로 인터파크 쪽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마켓 최대주주인 인터파크의 보유지분 29.01%와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의 지분 5.2%, 야후코리아 지분 9.0% 등 지마켓 전체 주식의 67%가 이베이 쪽에 매각된다고 인터파크 쪽은 밝혔다. 주당 인수가격은 24달러로 거래금액은 모두 8억800만달러(약 1조400억원)이다. 이는 국내 인터넷 기업의 국외 매각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베이는 지난해 5월 인터파크와 지마켓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 뒤 같은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이베이의 지마켓 인수로 국내 온라인 업계는 큰 지각변동을 겪게 됐다. 기존 온라인 오픈마켓의 양강이었던 지마켓과 옥션이 한지붕을 쓰게 되면서 3위 업체인 11번가와의 거래액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마켓과 옥션의 거래액은 각각 3조9859억원, 2조8000억원으로 이 둘을 합하면 전체 온라인 유통업체 거래액 18조1460억원의 37%에 이르게 된다. 11번가의 2008년 거래액은 5000억원으로 지마켓과 옥션 거래액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에 따라 이베이는 온라인 유통업계에서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갖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료를 보면, 2007년 옥션과 지마켓의 온라인 오픈마켓 시장 점유율은 87.2%에 달했다. 이런 독점적 시장 지위를 두고 각계에서 우려가 나왔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전체 온라인 유통업계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시장 점유율이 30%대에 그친다는 이유로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당시 공정위는 기업 결합 조건으로 △3년간 쇼핑몰 등록 판매자에 대한 판매 수수료율 인상 금지 △등록 수수료와 광고 수수료 단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안에서만 올릴 것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소비자단체 쪽은 이베이의 이번 인수로 소비자 권리와 서비스가 후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이주홍 녹색살림센터 팀장은 "온라인 오픈마켓으로만 치면 시장 점유율이 90%에 가까워진다"며 "이런 독점적 지위를 가진 기업의 등장은 이전까지는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가 3년 동안 수수료율을 올리지 못하도록 했지만, 그 이후에는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가 심화할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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