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Talk] '인센티브'는 고래도 춤추게 한다

박근태 기자 2011. 10. 30.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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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보다 43배나 넓은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빨간색 풍선 10개를 찾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그것도 생면부지 사람들의 도움을 빌려서 찾아야 한다면 말이다.

최근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여러 사람에게 도움을 빌리는 데는 '보상'만한 것이 없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의 분석 결과를 소개했다.

MIT팀은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2009년 개최한 'DARPA 네트워크 챌린지'에 참여해 1위를 차지했다. 당시 대회에는 대학 연구팀부터 트위터에서 이름을 날리는 유명인까지 약 100개 팀이 참가했다.

참가팀에게 주어진 임무는 미국 전역에서 날린 빨간색 기상관측 기구 10개를 가장 빨리 찾아내는 것. 참가팀에겐 트위터와 블로그, 이메일, 휴대전화 등 모든 통신 수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허가됐다.

◆미국 전역서 빨간 풍선 10개 찾는 데 걸린 시간은 8시간 52분

MIT팀은 대회가 시작된 지 불과 8시간 52분 만에 기구 10개를 모두 찾아냈다.

대회 시작 전 MIT팀은 기구를 찾아줄 충성도 높은 4400명의 지원자를 모집했다. 이처럼 많은 지원자를 모을 수 있었던 비결은 의외로 간단하다. 기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 모두에게 보상 차원에서 인센티브(장려금)를 주기로 한 것.

연구진은 1위에게 주는 상금 4만 달러를 종자돈 삼아 기구의 위치 좌표를 알려주거나 기구를 찾은 사람을 알려주는 사람에게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기구 하나당 가장 먼저 위치를 알려준 사람에게 2000달러, 기구를 찾은 사람을 소개한 사람에게 1000달러, 기구를 찾은 사람을 아는 사람을 소개시켜주는 사람에게도 500달러를 지급하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기구 위치를 직접 알려준 사람 외에도 위치를 아는 사람을 소개한 모든 지원자에게 보상을 하는 방식으로 지원자수를 확보한 것이다.

이런 기준은 정보가 취합되는 단계를 줄이고 동시 다발적으로 많은 지원자의 참여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결국 대회가 시작된 뒤 지원자들은 전국 곳곳에서 트위터와 e메일을 통해 기구의 좌표나 그 위치를 아는 사람을 속속 알려왔고 결국 다른 팀보다 가장 빨리 기구 10개를 찾아냈다.

◆'보상'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

MIT팀이 우승한 데는 모든 사람에게 돌아가는 인센티브의 힘이 주효했다.

경쟁자로 나선 미국조지아공대 연구팀은 4만 달러 상금을 모두 미국 적십자사에 기부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동참을 호소했지만 같은 시간 동안 9개 밖에 찾지 못했다. 사람들의 이타심에 호소했지만 결국 사람들이 기민하게 대응하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협력자가 많다는 점이 유리하게 작용한 것도 아니었다. 개인자격으로 참가한 조지 호츠는 트위터에 3만 5000명이 넘는 팔로어를 둔 유명 인사지만 8개를 찾는데 그쳤다. 처음 4명으로 시작한 MIT팀보다 훨씬 많은 협력자를 확보하고 있었지만 예상 외로 별 도움을 받지 못했다.

내비게이션 기술을 활용하는 스포츠 모임인 지오캐서 역시 전국의 회원들을 동원했지만 7개의 기구를 찾는데 그쳤다.

실제로 DARPA측이 대회 기간 중 트위터에 올라온 트윗(tweet) 1억개를 분석한 결과 1~5위팀 가운데 MIT팀이 가장 지속적으로 화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MIT팀이 제시한 보상안은 대회 기간 내내 트위터에서 꾸준히 회자됐다. 위치 정보를 아는 사람을 알음알음 소개시켜준 지원자에게 인센티브를 준다는 제안이 꾸준히 확산됐기 때문이다.

반면 상금 모두를 기부하겠다며 이타심에 호소한 조지아 공대팀은 트위터에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트위터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조지 호츠와 전국 규모의 단체인 지오캐셔 역시 하루 정도 화제를 모았지만 금세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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