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열풍의 '그림자'

2010. 8. 31.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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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규모는 커졌지만 중소SW업계 생산액 급감일부는 부업 뛰어들고 대기업 하청업체 전락도

스마트폰용 유저인터페이스(UI) 및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이노필리아의 김민석 대표는 2년 전부터 부업으로 붙임머리 가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노필리아는 10여년의 업력을 갖추고 관련 콘텐츠를 대기업의 스마트폰에 공급하는 등 알짜 소프트웨어(SW)기업으로 꼽히고 있지만 현재의 콘텐츠사업만으로는 미래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현재 시장 환경으로는 2~3년 뒤에도 SW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 보험 차원에서 시작하게 된 것이 가발사업"이라며 "통상 SW제품을 개발하는데 1년반~2년 정도 걸리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콘텐츠의 라이프 사이클이 6개월도 가지 못한다"고 전했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을 타고 SW산업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관련업체들은 급격한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지어 일부 업체들은 회사를 꾸려가기 위해 본업과 전혀 상관없는 부대사업에 뛰어드는가 하면 대기업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확산으로 관련 어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프리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SW개발 전문업체들의 입지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SW프로그램 개발업체인 T사는 최근 개발한 콘텐츠를 정식으로 출시하기도 전에 폐기처분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 회사는 2년여 동안 수십억원을 들여 스마트폰용 학사업무 처리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성공했지만 유사한 무료 콘텐츠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판매전망이 불투명해져 투자금을 회수할 길이 막혀 심각한 유동성 위기까지 겪고 있다.

T사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관련 무료 어플리케이션이 범람하면서 참신한 아디어로 콘텐츠 개발에 몰두하던 SW 개발업체들이 졸지에 고사위기에 몰렸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SW개발업체들의 생산액은 지난 2008년 33조 8,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3% 늘어났지만 2009년에는 2.1% 감소한 3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관련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1인 창조기업이 크게 늘며 관련업체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무료 콘텐츠의 범람은 기존 SW 전문 개발업체들의 매출액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은 PC기반 SW업체들도 마찬가지다. PC용 솔루션을 개발하는 A사의 한 관계자는 "모바일 관련산업 확대로 PC 솔루션 시장이 위축되며 2~3년 전 대비 매출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며 "최근에는 스마트폰용 솔루션 개발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 이 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재의 스마트폰 기반의 SW 환경에서는 운영체제를 공급하는 구글이나 애플처럼 전세계적인 브랜드파워를 구축하고 있어 유저들의 로열티가 높은 SW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도 애플의 '앱스토어'를 능가하는 임베디드 SW를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3년간 융합SW에 1조원을 투자하는 등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SW관련업계의 현실적인 고충을 해소해주기에는 역부족이다.

비트컴퓨터의 전진옥 사장은 "분명 스마트폰의 등장은 국내는 물론 전세계 SW시장에서 콘텐츠의 다양성과 질을 높이는 촉매제가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SW개발자를 위한 전문 양성기관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개선하고 콘텐츠 사용료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치르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의 인식부터 바꿔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기자 yium@sed.co.kryium@sed.co.krㆍ연유진기자 economicu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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