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SK브로드밴드 구조조정한다

2010. 6. 18.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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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탈출 힘들어SKT "버릴 수도 없고…" 직원 40%가 정리 대상

SK텔레콤이 유선통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구조조정한다. 2년 연속 적자와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시장 상황에 결국 칼을 빼들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인력 정리를 골자로 한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대상은 SK브로드밴드 직원 약 1,900명 가운데 40%가 넘는 800명선이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으로부터 구조조정 통보를 받은 SK브로드밴드는 금주 중 노조와 협의를 거쳐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신청 인원이 당초 예상에 못 미칠 경우 업무를 조정해 영업현장에 배치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 직원 가운데 SK네트웍스에서 전환 배치된 300명은 고용을 보장해 준 상황이어서 정리할 수 없기 때문에 과거 하나로텔레콤 출신들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며 "현재 중복 업무 등으로 조직과 인력이 비대한 상황이어서 업무를 조정하면 자연스럽게 전체 직원의 최소한 10% 이상이 우선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의 구조 조정에 나선 것은 늘어나는 적자 폭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는 SK텔레콤에 인수된 2008년부터 226억원 적자로 돌아서 지난해 1,092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 1분기에도 261억원의 적자가 이어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는) 2분기도 적자 탈출이 힘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SK브로드밴드의 적자가 계속되는 것은 유선 통신 시장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의 주력 사업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는 업체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수십 만원대 현금과 경품 공세를 퍼붓느라 막대한 마케팅 비용이 들어간다. 통신 3사가 마케팅 비용 축소를 다짐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영업 현장에서는 현금과 경품 제공에 따라 가입자가 움직이다 보니 날이 갈수록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도 없다. SK텔레콤이 앞으로 통신 시장에 주력이 될 무선 인터넷을 확대하려면 유선 인터넷이 필요하다. 무선 인터넷 사용을 위한 접속장치(AP)가 모두 유선으로 연결되기 때문.

적자 폭이 크다 보니 당초 거론됐던 합병도 물 건너 간 상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의 적자가 너무 커서 이사회나 주총에서 합병 승인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SK브로드밴드는 먹을 수도 없고 버릴 수도 없는 계륵 같은 신세"라고 한탄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자회사인 TU미디어처럼 자본 잠식에 빠지기 전에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유선 통신 사업 자체가 좌초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SK브로드밴드 문제를 유선 통신 사업에 대한 SK텔레콤의 전략이 부재한 탓으로 여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를 인수한 뒤 이렇다 할 사업 전략과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며 "심지어 박인식 사장마저 SK텔레콤 기업부문장과 겸직을 하고 일부 임원들이 SK텔레콤 임원을 겸하며 아예 SK텔레콤 사옥으로만 출근할 정도로 SK브로드밴드에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유선 통신 사업을 포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미봉책에 불과한 구조조정보다 유ㆍ무선 결합상품의 확대 등 서비스 개발, 사업전략 재수립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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