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포비아' 누리꾼 이도저도..

2009. 7. 2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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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개정 저작권법이 지난 23일 시행된 뒤 누리꾼들의 '저작권 포비아(phobia)'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블로그의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게시판을 비공개로 설정해놓는 누리꾼들이 줄을 잇고 있다.

개정 저작권법이 '3진 아웃제' 등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는 이전 저작권법의 틀 거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누리꾼들의 체감온도는 한층 더 올라갔다.

'3진 아웃제'는 상습적으로 불법 파일을 퍼올려 3번 이상의 경고를 받은 이용자가 해당 사이트에 대한 계정을 최대 6개월간 정지당하는 것으로, 이용자들이 실질적으로 사이트 이용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일부 법무법인들이 개인 블로거들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사례를 수집해 소송에 나서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걱정도 깔려있다.

누리꾼들은 주로 사진, 음악, 기사 등을 퍼올렸을 때 저작권을 침해하는 범위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개정 저작권법은 이전 법과 내용이 같다. 그럼에도 저작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과 지식이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현재 누리꾼들이 난감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 측에서는 비영리 목적의 게시물에 대해서는 원작에 대한 풍자가 허용된다는 해석을 내놓았으나, 영리와 비영리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정부 측에서는 개정 저작권법이 불법 웹하드와 P2P를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의 불안감은 떨어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사진이나 영상 등에 저작권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점도 블로거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블로그 네트워크 미디어인 태터앤미디어의 이성규 팀장은 25일 "현재 블로거들로부터 출처 확인이 어려운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시 배경음악, 캡처한 사진, 심지어 제품 리뷰 화면에 뜬 방송화면까지도 저작권에 위반에 해당되는 지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구글 애드센스 등 문맥광고를 달고 있는 자신의 블로그가 영리 목적 사이트로 볼 수 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누리꾼들이 당혹해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누리꾼들의 잘못만이 아니라 국가가 체계적으로 이전에 저작권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었고, 이용자 입장에서는 저작권 적용 범위가 과도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법률가들조차 사안별로 적용 범위를 다르게 해석하는 등 저작권 위반 사례를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점도 올바른 저작권 문화가 정착되지 못한 원인이라는 해석이다.

기사 제목만 달아 링크시키거나, 사상과 감정의 표현이라고 볼 수 없는 스트레이트 기사의 경우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나 스트레이트 기사의 경우도 저작권에 적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평이나 리뷰를 위해 글을 작성할 때 해당 영화의 한 장면을 캡처해 첨부하는 경우도 해석이 애매하다.

다음은 저작권법 홍보페이지에서 "비평이나 리뷰를 위해 정당한 범위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자료를 이용하는 것은 "인용"에 해당돼 저작권법에서 허용하는 범위가 될수 있다"면서도 "다만, 각각의 사례별로 공정한 인용에 해당되는지 해석이 달라질 수 있어 권리자로부터 사용에 대한 허락을 받거나 저작권위원회 등에 문의하는 게 좋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동인의 김주범 변호사는 "저작권법은 기본적으로 저작자의 개인적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저작자의 권리를 일정 부분 제한함으로써 일반 공중의 이익보호를 도모하고자 하는 상반된 목적을 가진 법"이라며 "저작자의 권리를 중요시할지, 또는 이용자의 권리를 중요시할지에 따라서 법률의 적용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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