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때문에 잃어버린 것' 리스트 만들어 보세요

윤연주 맛있는교육 기자 oing123@chosun.com 2011. 6. 15. 03: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게임·인터넷 중독, 원인과 해결책은?

"중학생인 아들이 학교 갔다 오면 하루 종일 컴퓨터만 합니다. 밥은 컴퓨터 앞에서 먹고, 잠도 잘 안자는데 인터넷 중독 증상이 맞나요? 어떻게 고쳐야 할까요?" 하루 종일 컴퓨터만 사용하는 자녀들 때문에 소아전문 병원이나 인터넷·게임 중독전문 클리닉에 문의를 해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총 인터넷 중독 상담 건수 3774건의 59.4%에 해당되는 2243건이 게임중독이라 보고됐다. 이처럼 게임·인터넷 문제가 심각해지자 12시만 되면 청소년들의 게임 사이트 접속을 강제 제한하는 일명 신데렐라 법이라 불리는 '셧다운제'가 지난 4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임·인터넷 중독에 빠져들고 있는 아동·청소년들이 점점 늘고 있는 가운데 그에 대한 원인을 찾고 해결책과 예방법을 살펴봤다.

◆우리 아이도 혹시 인터넷 중독?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고 싶어 게임을 시작했다는 김다람(초5·가명)군이 엄마 손에 이끌려 게임중독전문 클리닉을 방문했다. 어머니 박모 씨는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다람이의 경우 게임 때문에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졌다. 게임을 못하게 막자 식은땀을 흘리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발이 저린다는 증상까지 보여 클리닉을 데려왔다"고 말하며 가슴을 쓰려 내렸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전문의 김재원 교수는 "인터넷과 게임세계에선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마음 속의 다중 인격을 표현해도 아무런 비난을 받지 않는다. 이처럼 인터넷·게임 중독의 첫 번째 원인으로는 가상세계를 통해 현실에서 겪는 소외감에 따른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둘째로는 뇌 기능의 문제에서 올 수도 있다. 인터넷 중독자들의 기능적 뇌 영상을 촬영한 결과 인터넷 중독자들은 정상인과 달리 약물 중독자의 뇌에서 관찰되는 모습과 유사한 양상이 관찰됐다. 또한 우울증, 강박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의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 개인의 경우 인터넷과 게임 중독에 빠지기 쉬운 것으로 연구 결과가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우선 중독이 되었다는 것을 본인이나 부모가 인식하고 치료를 받아야겠다는 의지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컴퓨터를 없애버리면 해결 될까?"

'정보의 바다' 인터넷을 이용해 숙제를 해야 한다는 아들의 말을 믿고 컴퓨터를 사준 학부모 장 모 씨는 "처음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숙제도 하고 공부를 하던 아이가 언제부터인가 시간만 나면 인터넷 음란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럴 줄 알았으면 컴퓨터를 사주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후회했다.

김 교수는 "인터넷 중독증을 없애기 위해 전화선을 끊는다든지 컴퓨터를 없애버리는 극단적인 방법은 오히려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악화시키고 인터넷 중독의 치료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인터넷 중독이 의심되는 경우 전문 상담 기관이나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적절한 조언과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적절한 약물 및 상담치료와 부모 교육, 인지 행동 치료, 가족 치료, 대안학교 등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온 가족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

건강한 가정의 좋은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는 인터넷 중독이 발생하기 힘들다.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선 온 가족이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아 함께 노력해야 한다. 먼저 온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인터넷 중독 예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김 교수는 "부모가 가정에서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은 인터넷 사용과 다른 활동 사이에 균형을 이루도록 해 주는 것이다.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알람이나 타이머를 이용하여 시간을 제한하는 PC조절 프로그램이나 차단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을 정해두고 컴퓨터 사용일지에 기록하는 습관을 기르게 하며, 가족과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린다. 만약 아이가 음란물 사이트에 접속했을 경우, 스스로 분별력을 갖고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가정에서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아이가 학업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예체능 활동을 통해 풀게 하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터넷·게임중독전문 클리닉을 다녀온 김다람(초5·가명)군의 가족에게선 많은 변화가 생겼다. 평소에 대화가 거의 없던 엄마 아빠와 함께 '게임보다 재미있는 일들'과 '게임으로 인해 잃어버린 것들'을 적어보며 리스트를 만들었다.

부모님과 함께 컴퓨터 사용 일정시간표를 짠 후 컴퓨터 앞에 앉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는 김 군은 "컴퓨터 사용의 시간을 줄이는 대신 부모님과 주기적으로 서점에 간다. 게임보다 재미있는 책들이 이렇게 많았는지 그전엔 몰랐다"며 미소를 지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김재원 교수자료제공=한국콘텐츠진흥원

  • 임신한 채 북송된 탈북 女 "보안원, 눈앞에서…"

  • "누가 더 잘하나"… 홍대 클럽, '키스 배틀'로 물의

  • 하루에 커피 5잔 이상 마시는 A씨, 갑자기 환청이…

  • "다음날까지 여학생 성추행"…경찰, K대 의대생 3명 영장

  • 작가·PD·교수 10명이 꼽은 '연기력 보증수표' 배우는?

  • '제자 폭행' 파면된 김인혜 교수 '징계처분 취소 소청' 기각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