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대 공공의 적, '액티브엑스'

입력 2010. 1. 16. 06:03 수정 2010. 1. 1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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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사회부 최인수 기자]

# 올해 초 아이폰을 구입한 직장인 양 모(29) 씨는 열차 안에서 인터넷 뱅킹을 시도했다가 당황했다. 만능인줄 알았던 자신의 스마트폰에서는 액티브엑스를 통한 보안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됐던 것. 양 씨는 "결국 열차에서 쩔쩔맸다"고 말했다.

# 지난해 말 노키아 스마트폰을 구입한 대학생 김후성(26) 씨는 장학금 신청 자격 조건 때문에 보험료를 조회하려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웹사이트를 들어갔다가 불편을 겪었다. 김 씨는 "정부 홈페이지 대부분이 액티브엑스 때문에 스마트폰으로는 열어 볼 수도 없다"며 불평했다.

'손 안의 PC'로 불리는 스마트폰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모바일 인터넷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늘고 있지만 IT최강국으로 손꼽히는 한국의 웹사이트에서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는 경우가 많다.

국내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는 온라인 뱅킹도, 온라인 쇼핑도, 전자정부 사이트도, 국세청 홈텍스에서도 대부분 먹통이다.

결코 화면이 작아서도, 무선 인터넷이 느려서도 아니다. 스마트폰의 모바일 인터넷 환경을 때때로 무용지물로 만드는 공공의 적, '액티브엑스(ActiveX)' 때문이다.

액티브엑스는 웹에서 응용프로그램을 이용자의 PC에 설치하도록 하는 기술로, 국내에선 보안프로그램과 인터넷뱅킹, 전자상거래 웹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이 가능하다.

PC이용자의 98% 이상이 윈도를 사용하는 기괴한 '모노컬처의 늪'에 빠져 있는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웹서비스들은 대부분 액티브엑스를 기반으로 구축돼 있어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뒤쳐져 있는 데다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 노키아의 심비안, RIM의 블랙베리, 구글의 안드로이드, MS의 윈도 모바일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모바일 웹브라우저는 더 이상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오페라소프트의 오페라와 애플의 사파리 등이 널리 쓰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 윈도 모바일에서조차 액티브엑스는 사용 불가인 '골칫거리'에 불과하다.

또 지난해 7월 디도스(DDoS) 공격과 같은 사태가 국내에서 벌어진 큰 이유 가운데 하나로 '설치하시겠습니까?'라는 물음에 무조건 '설치함'을 클릭하도록 길들여져 있는 한국의 광신적인 액티브엑스 이용 환경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커들은 바이러스를 퍼뜨려 '좀비 PC'를 만드는 방법으로 액티브엑스를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액티브엑스 탈출 방안에 대한 고심에 빠져 있지만 현재로써는 뾰족한 묘수가 없는 듯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 2월부터 정책연구반을 구성해 모바일을 포함한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사용 가능한 웹서비스의 표준과 가이드라인도 만들어 나갈 계획이지만 강제화할 규정이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공인인증서와 아이핀, 보안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내 웹기술이 그동안 액티브엑스에만 의존해 계발된 상황에서 한순간에 액티브엑스를 폐기하는 것은 상당한 후폭풍이 따른다"며 "시장 원리에 따라 시중 은행과 민간 웹서비스 업체 등이 액티브엑스를 버리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 컨설팅 기관인 이노사이트그룹이 발표한 < theFuture of Smartphone in Korea > 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이용자 수는 17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13년까지 스마트폰 이용자가 687만 명으로 증가해 휴대폰 시장 점유율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만끽할 수 있는 대안 모색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appl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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