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4G 세계로 뛰는데 와이브로 '뒷짐 진 정부'

최경섭 입력 2011. 1. 20. 09:01 수정 2011. 1.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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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외교'로 TD-LTE 세계화 본격화

중국이 독자표준을 표방하고 나선 TD-LTE 기술이 세계 4G 시장의 폭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토종기술인 와이브로 진영뿐만 아니라 LTE부문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는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에게 잠재적 위협요소가 될 전망이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세계 주요 이통사들이 4G 조기 상용화를 추진중인 가운데, 중국계 표준기술인 TD-LTE가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 이동전화 가입자 7억7000만명의 갖고 있는 막대한 잠재가치와 함께, 정부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전폭적인 힘의 외교가 더해지면서 TD-LTE 대세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TD-LTE는 중국내 3G 독자표준인 TD-SCDMA의 계보를 잇는 4G 독자표준 기술이다. 중국 정부는 3G에서는 WCDMA에 밀렸지만, 4G에서는 TD-LTE로 세계 패권을 노리고 있다.

당초, TD-LTE의 성공 가능성은 그리 높게 점쳐지지 않았다. 차이나모바일 등 중국 이통사만 채택할 것이 유력하고 중국내 3G 표준인 TD-SCDMA의 진화 기술이라는 점에서, ?중국만의 기술?이란 평가를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4G 조기 도입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TD-LTE세계화가 실효를 거두고 있다. 중국은 천문학적인 차관 또는 장비제공과 외교의 힘까지 동원해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구나 이 기술은 아직 상용화도 이뤄지지 않는 상태다. 앞으로 1년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상용화가 이뤄지는 단계가 되면 현재보다 여파는 더욱 클 전망이다.

이에 반해 5년 전 한국이 상용화에 성공, 세계에서 가장 앞선 4G기술을 자랑하는 와이브로기술은 정부의 정책부재와 통신사업자들의 미래투자의지 부족 등으로 주머니 속의 보석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이명박(MB) 정부의 IT마인드 부족으로 외교전략 등은 기대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 혼자 70여개국에 와이브로를 수출한 상태다. MB정부의 IT마인드만 있었어도 와이브로의 세계제패는 이미 끝났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중국 내수시장에서 5억2000만 이통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은 이미 TD-LTE로 가겠다고 천명했다. 일본은 소프트뱅크가 모바일 사업자인 윌콤을 인수하면서 TD-LTE로 방향을 틀었고, 이에따라 NTT도코모도 TD-LTE에 방향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클리어와이어가 기존 모바일 와이맥스에 이어 TD-LTE를 추가 구축하겠다고 선언하고 본격적인 망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3G 주파수 할당이 끝난 인도에서도 인포텔을 비롯한 대부분의 사업자가 향후 TD-LTE를 핵심 플랫폼으로 채택할 움직임이다. 특히 인도에서는 중국 정부가 재정지원 뿐만 아니라 인도의 UN상임이사국 진출건으로 정부를 압박하면서 힘의 외교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사업자들은 삼성의 와이브로 채택을 사실상 결정하고서도 중국측의 외교압력에 굴복, 지난해말 두차례나 발표를 연기한 뒤 중국측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서비스업체들이 TD-LTE 기술방식으로 선회하자, 장비업계도 TD-LTE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TD-LTE 기술개발을 주도했던 중국 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최근에는 에릭슨, 노키아지멘스 등 글로벌 장비업체들도 TD-LTE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유럽계 장비업체들은 막대한 규모의 중국 4G 시장에 도전하고 장기적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TD-LTE의 부상이 중국의 막강한 힘이 우위가 작용한 결과로 평가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관계자는 ?5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한 차이나모바일이 추진하는 표준이라는 점에서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 4G 진영의 업체들이 TD-LTE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표준인 TD-LTE의 급부상은 4G 패권을 노리고 있는 삼성, LG 등 국내 통신업계에 큰 위협요인이 될 전망이다. 국내 장비업계 고위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와이브로뿐만 아니라 LTE 부문에서도 상당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표준인 TD-LTE가 부상할 경우, 국내 업체들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세계무대에서 중국식 TD-LTE를 띄우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전방위 외교력이 정도를 더해가고 있어, 국내 원천기술인 와이브로의 입지는 갈수록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경섭기자 ks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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