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리포트] 7년만의 귀환 '하야부사' 日 열도에 감동을 전하다

2010. 6. 13.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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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열도가 13일 지구로 귀환한 소행성 탐사기 하야부사(과학위성 MUSES-C)의 고난에 찬 우주여행 이야기로 감동에 휩싸였다. 엔진 등 주요 기기의 잇따른 고장으로 만신창이가 된 데다 한때 행방불명 상태에까지 빠졌던 이 탐사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던 귀환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우주탐험에는 실패에 굴하지 않는 인내가 중요하다는 교훈을 온몸으로 보여준 하야부사의 여행에서 삶의 용기를 얻는다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

하야부사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지구와 화성 사이 소행성 이토카와를 탐사하기 위해 2003년 발사한 소행성 탐사실증기다. 목적은 태양계 생성 초기 상태를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 파편을 채집해 지구 탄생을 연구하는 것.

하지만 달 이외 천체 왕복으로는 세계 처음인 60억㎞의 여행은 출발 초기부터 연속된 기기고장에 시달렸다. 전체 4개 엔진 중 하나가 고장 나 이토카와 소행성까지는 엔진 3개로 감당했다. 이어 3개의 자세제어장치 중 2개가 망가져 비행을 위한 균형잡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연료분사를 통해 자세를 잡아가며 직경 500m의 이토카와에 도착한 것은 출발 2년 뒤였다.

당초 수개월 정도 이토카와 부근에 체재하며 탐사할 계획이던 하야부사가 실제 소행성에 착륙한 시간은 불과 2초. 그 짧은 순간 소행성 표면에 작은 철제구슬을 발사, 이때 떨어져 나온 파편을 채집 캡슐에 모으는 것이 중요한 임무 중 하나였다.

귀환 여정은 더 순탄치 않았다. 착륙 때 넘어지는 바람에 기체의 방향을 바꾸는 보조엔진 연료가 새버렸다. 중심을 잡지 못해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 하야부사는 궤도에서 이탈한 뒤 급기야 통신마저 두절됐다. JAXA는 포기하지 않고 매일 전파를 발사해 통신을 시도한 끝에 7주 뒤 가까스로 20초의 교신에 성공해 궤도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가동 중인 엔진 3개 중 2개가 고장 났고 나머지 1개도 자칫 멈춰버릴 상황이었다. 결국 맨 처음 고장 난 엔진으로 마지막 엔진을 보조하는 방식으로 버텼고 당초 4년 예정의 탐사는 7년을 넘어서야 겨우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하야부사의 역경을 그린 JAXA 홈페이지의 '하야부사군의 모험일지'의 인기는 폭발했다. 귀환을 앞두고 공모한 응원 메시지는 두 달 동안 2,000건에 이른다. 파편채집 캡슐을 분리해 호주 사막에 떨어뜨린 뒤 대기권에 진입하며 불타버린 하야부사의 고난을 넘어 산화하는 모습이 "불황에도 최선을 다하려는 일본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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