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는 정자王
인간은 대부분 평생 한 사람과 결혼생활을 하는 일부일처(一夫一妻) 사회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인간과 가장 가까운 영장류인 침팬지 무리는 다수의 수컷이 한 암컷과 짝짓기를 하는 일처다부(一妻多夫) 사회다. 국내 연구진이 인간과 침팬지의 서로 다른 성문화(性文化)가 유전자 진화에도 영향을 끼쳤음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홍석 박사는 "침팬지의 정자 관련 유전자 중 절반이 인간 유전자와 다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해 국제학술지 '기능 및 통합 유전체학' 4월호에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박홍석 박사는 일본 국립바이오의학연구소, 도쿄대 연구진과 함께 침팬지의 고환에서 정자의 생성과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 78개를 찾아냈다. 이를 인간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유전자와 비교한 결과 절반인 39개의 유전자가 구조와 정보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약 500만년 전 인간이 침팬지에서 갈라져 나온 이후 정자 유전자 절반이 다르게 진화했다는 뜻이다.
박홍석 박사는 "일부일처 생활을 하는 인간 사회에선 한 남성에서 나온 정자들끼리만 경쟁하지만 일처다부의 침팬지 무리에선 다른 수컷이 방출한 정자들과의 경쟁도 심하다"며 "이 때문에 침팬지의 정자가 인간보다 훨씬 수가 많고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침팬지의 정자는 꼬리가 인간 정자보다 두 배나 길어 운동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한 번 사정으로 방출되는 정자 수도 인간이 2억~5억 마리인 데 비해 침팬지는 수십억 마리나 된다. 이번 연구에서 침팬지 정자의 수와 운동속도, 지구력에 관련된 3가지 유전자가 특히 인간과의 차이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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