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밖에도 꿈은 있다! "조바심 갖지 말고 믿어주세요"

2011. 9. 26.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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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길 찾는 아이, 가능성·열정 객관적 평가를, 직접 나서서 이끌기보단 적절한 목표 주며 격려해야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지만, 공부 외에 다른 길을 선택하겠다는 자녀의 말이 달가운 부모는 없을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볼 때는 '공부'가 가장 쉽고, 편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녀의 뜻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자기만의 길을 찾은 청소년과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프로 바둑기사 김기원군] 왕복 2시간 버스 타고 도장 다니며 부모 설득

매일 아침, 또래 친구들이 학교 책상에 앉을 때, 김기원(18·서울 충암고3)군은 바둑판을 마주한다. 일곱 살 무렵 동네 어린이바둑교실에서 처음 바둑을 배웠을 때부터 김군은 프로 바둑기사를 꿈꿨다. 어머니 노희선(48)씨는 "바둑기사는 워낙 힘들고 좁은 길이라 걱정이 많았지만, 아이의 열정을 보고 허락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일부러 집에서 멀리 떨어진 전문 바둑도장에 보냈어요. 혼자 버스를 타고 왕복 두 시간 이상 다니는 것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아이가 바둑을 좋아하는지 알아보려고 했죠. 또 전문도장을 통해 재능도 확인하고 싶었어요. 불평 한 마디 없이 전문도장을 즐겁게 다니는 모습을 보고, 결국 우리 가족이 전문도장 근처로 이사했어요."

초등 5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한국기원에서 연구생으로 생활한 김군은 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았다. 한국기원의 연구생 제도는 전국에서 120명을 선발, 12명씩 10개조로 나눠 한 달씩 리그를 치르고, 성적에 따라 매달 조를 바꾼다. 그달 성적이 나쁘면 아래 조로 떨어지기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김군은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제 대국 내용을 되짚어보면서 실력이 오르는 것을 확인할 때 보람을 느꼈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한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의 매력에 빠졌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김군은 고교 1학년 때 프로에 입문, 지금은 3단의 프로기사(한국 바둑랭킹 29위)가 됐다. 어머니 노씨는 "부모는 아이를 잘 관찰하며, 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특히 조바심을 갖지 말고 아이의 성장을 기다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교생 마술사 하재용군] 독학으로 마술 입문··· 세계 최연소 박사 학위고1 때 세계 최연소로 마술박사 학위(세계마술사협회 수여)를 받고, 올해는 영화 '나는 아빠다'의 마술감독을 맡아 세계마술사협회 공로상까지 수상한 하재용(서울공연예술고3)군. 초등학교 5학년 때 전교 부회장 선거 유세를 위해 마술학원을 찾았다가 마술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일년 넘게 인터넷 동영상으로 혼자 마술을 배웠다. 그러다가 6학년 때 우연히 세계마술사협회 정하성 한국지부장을 만나 본격적으로 마술을 배우게 됐다.

마술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중1 때였다. 경험 삼아 나간 마술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내 마술을 보고 관객들이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았다"고 했다. 어머니 우석주(43)씨는 "아이의 결정에 놀랐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엄마 욕심을 버리고 아이가 좋아하는 길로 가길 바랐다"고 했다.

마술사는 결코 재미있기만 한 직업이 아니다. 매일 새로운 마술을 연구·개발하면서 엄청난 연습을 해야 한다. 중학교 때까지는 학교수업을 모두 받고, 오후부터 새벽까지 마술 연습에 매달려야 했다. 마술에 더 전념하고 싶어 서울공연예술고에 진학했다. 하군은 "새로운 마술도구를 설계하는 것도 마술사의 몫이다. 도구가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공장에서 몇 번이고 다시 만든다. 고생 끝에 새로운 마술이 내 디자인대로 구현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어머니 우씨는 "마술사는 연습이나 마술 연구·개발 등 혼자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엄마가 나서서 아이를 이끌기보다 스스로 해나가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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