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태 전 삼성 부회장 "갤럭시S 우연히 나왔겠나"

오동희|조성훈 기자 2011. 8. 1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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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앞서 구글과 MS에 스마트폰 제안".."S급 인재 홀대했다고?" 반박

[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포커스]"애플 앞서 구글과 MS에 스마트폰 제안"...."S급 인대 홀대했다고?" 반박]

 "갤럭시S가 결코 우연히 나온 게 아닙니다. 삼성은 결코 기기만 붙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수년전부터 소프트웨어와 특허를 준비해왔고 그게 오늘날 결실(갤럭시 시리즈 2000만대 판매)을 맺은 것입니다"

 이기태 연세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전 삼성전자 부회장)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삼성을 떠난 지 2년만에 굳게 닫았던 입을 열었다.

 삼성이 일반폰과 같은 '하드웨어'에만 집중하느라 스마트폰에 소홀했고 최근 우수 인재(S급 인재) 홀대론까지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되자 말문을 열었다.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도 꺼냈다. 구글, MS와의 스마트폰 사업 추진이 대표적이다.

 이 전 부회장은 "2006년께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레리 페이지 등을 직접 만나 리눅스 운영체제(OS) 기반의 혁신적인 스마트폰 사업을 제안했었다"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으로 발표하기 1년 전의 일이었다. 그는 "당시 회사차원에서 리눅스 기반 스마트폰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구글과 독점 파트너십을 맺고 스마트폰 사업화를 꾀했지만 구글이 이듬해 안드로이드OS를 개방해 복수의 사업자들과 계약하면서 무산됐다"고 회고했다.

 안드로이드 OS 역시 리눅스에 자바를 결합해 발전시킨 만큼 사실상 그 원형(原型)을 삼성이 그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성사됐었다면 오늘날 전세계 IT업계의 지형도가 달라졌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전 부회장은 "앞서 2003년 MS 빌게이츠 회장에게도 PC용 OS중 하나인 '윈CE'의 소스코드를 삼성에 제공하면 이를 모바일OS로 재개발해 스마트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제안을 했었으나 결국 OS를 확보하지 못해 하드웨어만 개발할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삼성전자가 하드웨어 중심의 일반폰 개발에만 몰두해 스마트폰에는 소홀했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두 회사에 스마트폰 사업을 제안했던 시기는 2007년 애플 아이폰 뿐만아니라 2008년 구글 안드로이드폰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은 "구글과 MS가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과 직접 손잡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 부회장은 "삼성은 2000년대 초반부터 스마트폰 사업에 주목하고 리눅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인력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만약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열풍 속에서 빠른 속도로 전열을 정비해 애플에 맞설 수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전 부회장은 특히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퍼진 삼성의 'S급 인재 홀대론'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스티븐 레비 와이어드 수석기자가 '구글 안에서(In The Plex)'라는 저서에서 소개한 삼성전자 관련 내용이 발단이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디 루빈(Andy Rubin)이 2004년 자비로 삼성전자를 찾아 공짜 안드로이드OS를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으나 '사업부장'(Division head)이 위압적 자세로 나타나 "당신 회사는 8명이 일하는구먼, 우리는 그쪽에 2000명을 투입하고 있는데…"라고 말하며 박대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부회장은 "앤디 루빈은 당시 OS와 관련 없는 디자인 회사(데인저, Danger)의 부사장이었으며 단말기 자판을 옆으로 밀어 올리는 기술(사이드킥, side-kick)을 제안했는데 삼성이 이미 특허까지 보유해 거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데인저와는 2007년까지 디자인 분야 협력을 했었으며 앤디 루빈이 삼성을 찾아 또 다른 사업제안을 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핵심임원들도 앤디 루빈이 본사를 방문한 시기가 데인저 시절이던 2003년였으며 당시 안드로이드가 아닌 사이드킥을 제안했음을 확인했다.

 앤디 루빈은 2003년 안드로이드를 설립했으며 2005년 구글에 매각했다. 앤디 루빈은 2006년 구글에 합류한 이후 다시 안드로이드폰을 구글에 ODM(제조사개발생산) 방식으로 납품해줄 것을 삼성에 요구했지만 이후 실무협의에서 이를 철회했다고 삼성 측은 덧붙였다.

 이 전 부회장은 "2007년초 구글폰 개발을 협의하기위해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했을 때 구글 부사장이 된 앤디 루빈을 다시 만났다"면서 "구글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었고 OS를 통해 이를 확산시키는 구조를 갖췄기 때문에 안드로이드사를 인수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전 부회장은 자신이 '미스터 애니콜'(Mr. Anycall)로 불렸지만, 삼성의 휴대폰 사업은 '이건희 회장님의 아이템'이었음을 강조했다.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PC도 이 같은 이 회장의 오랜 집념과 임직원들 노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이 전 부회장은 최근 애플과의 분쟁과 관련 "삼성은 저력이 있는 회사이며 휴대폰 사업을 하면서 상당한 특허를 준비해 놨다"면서 "최근 유럽 등지에서 애플 공세에 시달리지만 현 경영진이 잘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콜 신화'로 유명한 이 전 부회장은 지난 1973년 삼성전자에 입사,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을 역임하고, 2007년 1월부터 기술총괄 부회장을 거친 한국 휴대폰을 대표 수출사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이후 대외협력담당 부회장을 거쳐 지난 2009년 1월 회사를 떠났으나 지난해 7월 연세대로부터 총장수준의 예우를 받으며 글로벌융합학부 정교수로 초빙돼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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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오동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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