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쇼핑저널 버즈] 개발자 동료와 얘기를 나누던 중에 이런 얘기가 나왔다. 개발자 입장에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는 소스를 서로 공유할 수 있는데 윈도폰7의 경우에는 완전히 새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글은 개발자 입장에서 쓴 개인적인 의견임을 먼저 밝혀둔다.

아이폰의 경우 Ansi C/C++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며 UI 부분만 Objective C를 이용하면 된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Java 기반이라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코어 부분은 NDK라고 하는 툴을 이용해 Ansi C/C++을 사용한다. 그게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모바일 디바이스는 퍼포먼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의 코드는 서로 공유할 수 있어 이식하기 쉽다.

그런데 윈도폰7은 다르다. 기본 언어가 C#.NET이기 때문에 C/C++은 사용할 수 없다. MS 관계자에 따르면 C#으로 만든 DLL(공유 라이브러리)은 인식하나 C/C++, 혹은 MFC로 만들어진 DLL은 인식을 못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코어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 아이폰,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앱을 전문으로 만드는 개발의 경우 윈도폰7 앱을 만드는 것이 부담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물론 MS에서 윈도폰7용으로 코드를 컨버전하는 툴을 제공해준다는 얘기도 있지만 과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어쨌든 소스 공유가 안 된다는 문제가 모바일 앱 개발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난감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참고로 필자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자고 같이 대화를 나눈 팀장 역시 모바일 디바이스 프로그래밍을 오랫동안 해오던 숙련된 개발자다.

MS 입장에서는 디바이스 하위레벨, 메모리, 커널 부분까지 건드리는 불안전한 C/C++ 코드보다는 안정적인 이른바 메니지먼트 언어를 쓰는 것이 모바일 플랫폼 안정성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필자 역시 그 생각에 동의한다.

하지만 이미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용으로 앱을 만들던 기업이나 개발자 입장에서 봤을 때 UI 부분은 어쩔 수 없다고 치지만 코어, 엔진 부분까지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실로 엄청나게 크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으로 잘 동작하던 앱을 윈도폰7용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용으로 만드는 만큼의, 어쩌면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이폰으로 먼저 만든 앱이라도 엔진만 C/C++로 제대로 만들었다면 안드로이드에 적용하는 것은 그렇게 많은 노력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생산성에 문제가 된다는 말이 된다.

만약 코어, 엔진 부분에 업데이트가 있다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에는 금방 적용되겠지만 윈도폰7용으로는 적용이 더디게 진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물론 데스크톱용 윈도 어플리케이션을 만들던 개발자라면 윈도폰7용 앱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조건이 붙는다. MFC로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 아닌 실버라이트와 C#.NET, WCF, WPF 등의 최신 MS 기술로 프로그래밍을 하던 개발자라면 윈도폰7 프로그래밍으로 넘어가는 것이 손쉬울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윈도 개발자 중 상당수가 MFC 프로그래밍을 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미래가 밝은 것만도 아니다.

MS는 OS 플랫폼 안정성과 개발 편의성 때문에 C/C++, MFC를 과감히 버리고 C#.NET으로 메인 언어를 옮겼다. 하지만 어쩌면 그 결정으로 인해 스스로 발목을 잡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 하반기에 미국에서 출시된 윈도폰7이 생각보다 큰 이슈를 못 보여주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런 개발자들의 사소한 부담감을 살펴보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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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준 버즈리포터(www.poem2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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