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열풍에 SKT '무선인터넷 빗장' 풀었다

입력 2010. 1. 15. 15:10 수정 2010. 1. 1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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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DRM 해제·네이트 무선랜 개방 등 서비스 강화

국내업계 안드로이드폰 등 스마트폰 경쟁 본격화

"버려서 얻겠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이 무선인터넷 서비스 활성화의 걸림돌 지적을 받아온 기득권 보호 장치를 모두 버리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통해 음성통화 중심의 이동통신 시장을 무선인터넷 서비스 중심으로 바꾸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이다.

하성민 에스케이텔레콤 이동통신사업부문 사장은 14일 서울 을지로 티(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무선인터넷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에스케이티는 우선 올해 스마트폰 공급량을 20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하 사장은 "올해 새로 공급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50종 가운데 15종을 스마트폰으로 채우고 이 가운데 13종가량을 안드로이드폰으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스케이티는 2013년에는 출시 단말기 모델 가운데 40%를 스마트폰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에스케이티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일반 휴대전화에도 무선랜(와이파이) 통신망 이용 기능을 넣기로 했다. 또 데이터통화료를 챙기기 위해 이동통신망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게 하던 '네이트'를 무선랜에도 개방해, 네이트에 담긴 콘텐츠를 무선랜을 통해서도 내려받을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는 3월부터 새로 내놓는 단말기는 음원 저작권 보호장치(DRM·디아르엠)를 해제해, 개인용컴퓨터나 엠피3 플레이어에 담긴 음악파일을 별도의 변환절차 없이 옮겨 즐길 수 있게 하기로 했다. 하 사장은 "당장은 멜론 매출이 준다"며 "하지만 지금은 시장을 키우는 게 먼저라는 생각에 개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으로 여러 기기에서 무선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도 올 하반기에 내놓는다. 이를 이용하면, 5만원짜리 정액요금에 가입해,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휴대전화로 하고, 무선인터넷은 노트북이나 전자책·네비게이션·엠피3 플레이어로 하는 게 가능하다. 지금은 각 기기를 이용할 때마다 별도의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이용자 쪽에서 보면 기기마다 다른 요금제에 가입하는 데 따르는 가입비와 기본료 등을 절감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이용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통신망 투자도 늘린다. 3세대 이동통신(WCDMA) 통신망의 데이터통신 속도를 높이고, 에스케이브로드밴드의 유선통신망이 깔린 지역과 멤버십 제휴사 매장, 무선인터넷 이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장소 등을 중심으로 무선랜 통신망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음성통화 수익에 안주해왔던 이동통신 업체들이 애플의 아이폰에 자극받아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생존의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이석채 케이티(KT) 회장도 오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무선인터넷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국내에 도입된 외국산 스마트폰 하나가 좀처럼 변화하지 않던 한국의 이통시장 환경을 바꾸고 있는 현실에 새삼 놀라고 있다.

한편 에스케이텔레콤은 첫 안드로이드폰을 2월 초 모토롤라 제품으로 내놓기로 하고, 오는 18일 처음 공개한다. 애플 아이폰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안드로이드폰'이 시작되는 셈이다. 안드로이드폰은 삼성, 엘지, 팬택 등 국내 제조사들도 올해 수십종을 쏟아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운영체제, 앱스토어, 열성적 대기수요 등 여러 면에서 맞수인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의 한판 승부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경쟁 구도는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모습을 띠고 있다. 엘지전자와 삼성전자, 팬택 등이 안드로이드폰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통사들도 '연합군'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는 이동통신사들에 어떤 운영체제보다 매력적이다. 애플이나 블랙베리처럼 특정사만 사용하는 폐쇄형 운영체제가 아니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과 달리 라이선스 비용도 낼 필요가 없다. 온라인장터인 안드로이드마켓은 매출의 30%를 애플이 가져가는 애플 앱스토어와 달리,구글 몫은 없고 이통사가 30%를 가져간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2012년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애플을 밀어내고 노키아 심비안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섭 구본권 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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