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해커 조지 호츠.. 그는 잡스와 기술 경쟁중

조철희 기자 2011. 5. 3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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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철희기자][애플 아이폰· 소니 PS3 '탈옥범'.. 젊은 날 잡스 닮은꼴 '제2의 잡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엑스박스(X-Box) 시스템을 해킹한 10대 아일랜드 소년을 두고 예상외의 결정을 내렸다. 소니가 해킹 공격을 당한 일로 IT 기업들 사이에 해커들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 오히려 이 해커를 키워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MS의 폴 렐리스 아일랜드 담당 이사는 "14세 해커를 고소하는게 아니라 그의 능력을 개발하고 함께 일하기로 했다"며 "다른 청소년들이 그의 기술을 합법적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MS의 남다른 대처는 미국의 천재 해커 조지 호츠 (사진)가 불러일으킨 효과이기도 하다. 아이폰 '탈옥'(해킹)으로 유명한 호츠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3(PS3) 해킹 사건의 간접적 원인 제공자로 소니가 그를 고소하며 역풍을 맞은 일을 반면교사 삼아 MS는 유화책을 쓴 것이다.

애플과 소니를 덜덜 떨게 하고 MS의 유화적인 몸짓까지 이끌어 낸 호츠는 폭넓은 대중적 지지와 미디어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는 젊은 천재 해커다. 특히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와 비슷한 이미지도 인기 요인이다. 호츠의 생각과 행동이 젊은 시절 장거리 전화를 무료로 걸 수 있는 장치를 개발하는 등 일찌감치 '탈옥'을 시연한 잡스와 닮았다는 것이다.

호츠가 '지오핫'(geohot)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 건 2007년부터. 호츠는 그해 8월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을 해킹하는데 성공한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 통신사업자를 AT & T만으로 제한했는데 호츠는 아이폰을 해킹 개조해 통신사업자를 이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당시 그의 나이는 불과 17세로 뉴저지주의 명문고등학교 버겐카운티아카데미(BCA)를 갓 졸업했을 때였다.

물론 애플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프로그램 보안을 강화하고 기능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그것도 몇 달 가지 않았다. 호츠는 또다시 해킹에 성공했다. 지금까지도 호츠와 애플은 서로 기술을 통해 공방을 주고받고 있다.

아이폰 해킹으로 '악명'이 높아진 호츠는 로체스터공과대학에 들어갔지만 1학기 만에 퇴학을 당한다. 대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인텔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3D 이미지 기술인 '홀로덱 프로젝트'를 추진키도 했다. 또 2008년에는 구글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구글스트리트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그러다 지난 2009년 말 호츠는 소니 PS3 탈옥을 선언한다. 출시 3년째였던 PS3는 그 보안 시스템을 누구도 깬 적이 없어 호츠의 '거사'에 전세계 해커들이 주목했다. 소니도 열심히 방어했다. 1년 가까이 호츠의 공격을 되받아쳤다. 그러나 결국 호츠는 PS3의 빗장을 열었다. 올해 1월에는 PS3 콘솔의 해킹 코드를 자신의 블로그에 공개했다.

소니는 심각한 위협감을 느꼈다. 호츠의 해킹과 관련 기술 공개는 소니의 게임사업을 뿌리부터 뒤흔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소니는 호츠와의 전쟁터를 사이버 공간에서 법정으로 옮겼다. 소니는 1월11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호츠를 고소했다.

소니가 호츠를 궁지로 몰아넣자 일련의 해커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소니에 공식 선전포고를 했고, 실제로 소니의 게임 시스템에 해킹 공격이 잇따랐다. 결국 소니는 고객 77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호츠도 미국 법원으로부터 PS3 해킹 자료 공개 영구 금지 판결을 받는 등 타격을 받았다. 소니와 일말의 합의를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호츠는 그러나 소니에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소니의 문제는 고객의 정보를 지키는 것보다 소송에 더 관심을 갖는 냉정한 기업관리체계"라며 "불법 복제 운운하면서 보안 전문가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를 고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호츠가 단순히 해킹 능력만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을 상대로 이용자들의 권익을 넓혀나가고 사이버 공간의 자유를 지킨다는 명분까지 얻으며 대중적 지지를 받는 이유다. 미국 IT 업계 일각에서는 호츠가 대기업들을 상대로 펼치는 이같은 일들을 영웅적 행위로 평가하기도 한다.

기업이 해커를 귀찮은 존재로 여기며 적으로 돌릴 경우 해커는 호츠처럼 기업에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다. "MS가 소니 사건을 통해 해커를 자극하지 말라는 교훈을 얻어 10대 해커를 포용했다"는 아일랜드 일간 헤럴드의 분석 보도는 이를 시사한다.

한편 호츠는 지난 1989년 10월 뉴저지주 글렌록에서 태어났다. 버겐카운티아카데미를 졸업했으며 존스홉킨스 대학의 영재교육 프로그램(CTY)을 이수키도 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호츠는 신경과학 분야로 진로를 희망하고 있다. 호츠는 이 분야를 '뇌를 해킹하는 것'이라고 부른다. 지난 2008년에는 IT잡지 PC매거진이 그를 기대 이상의 성취를 이룬 '오버어치버'(21세 이하)로 선정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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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조철희기자 samsa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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