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는 세계최고 한국IT 활용도 하위권 왜?

입력 2010. 1. 18. 04:03 수정 2010. 1. 18.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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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 코리아 제1부 (1)◆

정보기술(IT) 강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경쟁, IT와 다른 산업 간 융합 등 IT업계의 글로벌 최신 흐름을 한국이 주도하지 못하고 뒷걸음질치는 징후가 포착된다.

IT산업 성장세마저 주춤하는 추세다. 대한상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연평균 16.8%로 높은 성장세를 보인 한국 IT산업은 2005년 이후 5~7% 성장에 그치고 있다. IT 하드웨어는 강한 반면 새 유망 분야인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 약세를 극복하지 못해 IT산업 성장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보통신 전문가들은 한국의 IT 강국 입지가 흔들리게 된 주요 원인을 세계 최고 수준 IT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비효율'에서 찾는다.

글로벌 컨설팅회사인 맥킨지는 한국이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IT 기술을 바탕으로 서비스 산업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육태선 SK텔레콤 상무는 "한국의 우수한 IT 기반과 효율성이 IT산업 내에서만 머물러 있다"면서 "이를 다른 산업과 접목해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을 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통신업체들이 당장 눈앞에 보이는 내수시장 선점에만 열을 올린 점도 문제점 중 하나다.

가입자 수나 점유율 등 내수시장에서 순위 경쟁에 집착한 나머지 훨씬 파이가 큰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을 등한시했다. 그 결과 국내 B2B 시장마저 외국계 업체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IT와 다른 산업 간 융합의 성공 사례를 도출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IT 사령탑 부재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지식경제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으로 IT 정책 부처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추진 동력을 잃고 있다.

정부는 작년 9월 초 'IT코리아 미래전략'을 발표하면서 IT 융합 10대 전략산업을 우선과제로 꼽았지만 눈에 띄는 진척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가 올해 업무계획으로 IT와 다른 산업 간 '녹색 융합'을 제시했지만 지식경제부를 의식해 'IT+제조업' 융합은 아예 언급도 못했다. 제조업을 거론하는 순간 지경부 항의를 받기 때문이다.

반면 영국 방송통신규제기관 오프컴(Ofcom)과 일본 총무성 등은 IT 융합 등 새로운 비전을 꽃피우기 위해 화력을 집중하고 있어 한국 정부와 대비된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 등 민간 이동통신사들이 IT와 타 산업 간 융합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이 분야 개척에 진력하고 있지만 정부부처의 지원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정책 타이밍 실기를 우려했다.

특히 IT와 다른 산업 융합을 통해 생산성 증대를 꾀하려면 곳곳에 존재하는 법령ㆍ규제상 걸림돌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이는 민간기업 힘으로는 한계가 있고 중앙부처 간 조율로 해결책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일례로 첨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원격진료는 현재 IT기술로 얼마든지 구현 가능하지만 현행 의료법이 장애가 되고 있다.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지 않아 지방이나 오지에 사는 환자들이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되고 갖가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별취재팀=김성회 부장(팀장) / 황인혁 기자 / 손재권(런던) 기자 / 황시영 기자 /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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