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M&A 실험..실리콘밸리식 벤처 생태계 만들까

2015. 7. 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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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의 잇따른 인수합병(M&A)과 투자가 국내에 미국 실리콘밸리식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실험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내비게이션 업체 김기사 인수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사실 다음카카오는지난해 10월 통합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후, 키즈노트와 패스(Path & Path talk)를 비롯해 다양한 M&A를 시도하고 있다. M&A를 통해 다음카카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얻는 반면, 스타트업(신생벤처)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제값'에 기업을 매각한 뒤 매각자금으로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얻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되고 있다는 것이다.이를 통해 그동안 국내에서는 좀체로 안착되지 않던 실리콘밸리의 '착한 마피아'식 M&A풍토가 한국에서도 자리를 잡게 되는 것 아니냐는게 벤처업계의 기대다.

■다음카카오 M&A의 3가지 공식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다음카카오는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나눠 스타트업을 M&A를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다음카카오는 지난 5월 626억원을 들여 인수한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 '국민내비 김기사'처럼 자신들의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M&A를 집중한다.

<표> 다음카카오와 자회사의 최근 인수합병(M&A) 동향
<표> 다음카카오와 자회사의 최근 인수합병(M&A) 동향

<다음카카오>

업체명

인수금액

키즈노트(영유아)

비공개(추정액 66억원)

지하철 내비게이션(교통)

비공개(추정액 20~30억원)

케이큐브벤처스(벤처캐피탈)

55억5000만원

록앤롤(국민내비 김기사)

626억원

Path & Path talk(SNS)

비공개(자산인수·추정액 200억원)

<자회사 케이벤처그룹>

업체명

인수금액

셀잇(중고거래)

비공개

탱그램디자인연구소(IoT)

비공개(지분 51% 취득)

자료 : 다음카카오(추정액은 증권가와 업계 추정치)

두번째 유형은 투자전문 자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이 최근 인수한 '셀잇(전자제품 중고거래)'이나 '탱그램디자인연구소(사용자경험 디자인 전문·사물인터넷)'와 같이 이미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한다.

세번째 방식은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만든 케이큐브벤처스가 유망 스타트업 발굴에 초점을 맞춰 창업초기 기업에 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형태다. 케이큐브벤처스는 현재까지 총 49개 초기 스타트업에 233억5000만원의 자금을 투자했으며, 대표적으로 관심사 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인 '빙글(Vingle)'과 '증권플러스'를 서비스하는 두나무 등을 꼽을 수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 O2O 시너지 극대화

다음카카오가 주력하는 M&A는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 집중된다. 특히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사업 분야와 자신들의 기존 서비스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M&A를 진행 중이다.

다음카카오 출범 이후 첫 M&A 사례인 '키즈노트(어린이집 스마트알림장)'는 기존의 '다음키즈짱' 등을 대체하며 영·유아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전국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중 50% 가까이가 교사와 학부모의 소통채널로 키즈노트를 사용하고 있는 것.

사물인터넷(IoT) 사업 강화를 위해 인수한 탱그램디자인연구소도 마찬가지다.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최근 자체 설립한 탱그램팩토리를 통해 IoT 영역에 진출,IoT 기술이 적용된 줄넘기인 '스마트 로프(Smart Rope)로미국의 크라우드 소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현재까지 목표액의 3배 이상을 후원받았다.

김기사를 비롯해 지하철 내비게이션 앱과 서울버스 앱 인수도 다음카카오의 교통분야 O2O 서비스 기반을 다지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실제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에 '김기사'를 도입해 실질적인 시너지를 확인한 뒤, 거금을 들여 '빅딜'을 진행했다. 이로써 '택시-지하철-버스'라는 대중교통 수단을 비롯해 자가용 내비게이션 분야까지 점령한 셈이다.한 스타트업 업체 대표는 "구글이 유튜브를 인수했을 때처럼 다음카카오의 김기사 인수도 '버블' 논란이 있지만, 구글과 유튜브의 상생 효과를 국내에서 실현해 낸다면 해외시장 진출 등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형 착한 마피아'로 벤처선순환 이뤄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M&A 행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는 수익 창출 여부를 떠나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업계가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다음카카오의 스타트업에 대한 '가치 평가'다.

M&A 이후 자회사로 편입한 경우에도 기존 경영진 체제로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부분도 조명을 받고 있다.

기존에 대기업들은 인수대상인 스타트업 혹은 벤처기업과 갑을관계를 형성, 이들을 저평가하거나 기술 및 아이디어를 가로채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다음카카오는 스타트업들을 적극 끌어 안으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마음껏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실리콘밸리식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음카카오가 '한국형 착한 마피아'로 불리는 이유다.

'실리콘밸리의 착한 마피아'는 모바일 결제업체 '페이팔' 사례에서 비롯됐다. 2003년 미국의 청년사업가들은 '페이팔'을 글로벌 유통업체인 '이베이'에 2조원이 넘는 가격에 매각한 뒤, 확보한 자금으로 유튜브(스티브 첸), 테슬라(엘론 머스크), 링크드인(리드 오프먼) 등을 만들거나 스타트업 재투자 등에 성공하면서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고 있다.

또 엑스구글러들도 거액의 퇴직금을 스타트업에 투자해 '제2의 구글'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관계자는 "빙글(Vingle)을 만든 문지원·호창성 부부처럼 연쇄창업을 통해 업계에 복귀하거나 엑셀러레이터(스타트업 보육기관)를 만들어 예비창업자들을 지원하는 것이 바로 실리콘밸리식 생태계"라며 "이런 사례에 비춰봤을 때 다음카카오는 착한 마피아의 전형적인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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