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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상만사] TV에서도 게임에서도 ‘복불복’ 열풍

게임조선 | 입력 2009.11.05 19:02

 




요즘 TV를 켜면 그야말로 '복불복' 열풍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복불복을 통해 벌칙 받을 사람을 뽑기도 하고 여행 행선지를 선택하기도 하면서 재미를 극대화 시키고 있습니다. 복불복으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변화무쌍하고 재미있는 상황연출이 가능하다 보니 TV와 케이블 방송에서는 유행처럼 이 방식이 번지고 있는 상황 입니다.

'복불복'은 '사람의 운수를 이르는 말'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지만 조금 좋을 수도 있고 많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비타민 음료를 마셨는데 뚜껑에서 '한 병 더'가 나올 수도 있고 '해외여행 티켓'이 나올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한 병 더'가 나왔다고 운이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듯 복불복이 효과적으로 활용된다면 비록 가장 높은 등급의 행운이 아니더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을 듯 합니다.

몇몇 온라인 게임에선 이런 복불복의 특성을 이용한 아이템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복불복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는 '랜덤성 아이템'이 그것 입니다.

아이템을 무작위로 얻는 방식이 초창기에는 이벤트적인 성격이 강했습니다. MMORPG 게임에서 명절을 맞아 송편이나 호박 등을 수집 하여 특정 NPC에게 가져가면 무작위로 아이템을 준다거나 한시적으로 출시한 유료아이템에서 낮은 확률도 성능이 더 좋은 아이템이 나온다거나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운이 나쁘더라도 유저가 크게 손해를 보는 방식은 아닙니다. 특정 아이템을 얻기 위해 이벤트 아이템을 사재기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복불복 아이템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마냥 재미있는 요소로 남기 어려워 졌습니다. 주로 부분유료화 게임에서 많이 보여지는 무작위 방식의 유료 아이템들은 유저들에게 높은 기대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1천원을 주고 유료아이템을 샀는데 운이 좋아 1만원의 가치를 갖는 아이템을 받게 된다면 누구나 사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입니다. 이렇다 보니 유저들은 지불한 금액보다 낮은 가치의 아이템을 받을 수 있는걸 알면서도 랜덤성 아이템을 구매하게 됩니다.

복불복 유료아이템은 게임의 장르를 불문하고 등장하고 있습니다. RPG게임인 아틀란티카에서는 탈것이나 날개를 무작위로 얻을 수 있고 보드게임에서는 특정 아이템을 사면 무작위로 게임머니가 충전되곤 합니다.

특히 각종 스포츠게임들에서 복불복 아이템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야구게임인 마구마구나 슬러거, 축구게임인 피파온라인에서는 선수를 얻으려면 선수카드를 뽑아야 하는 시스템 입니다. 무작위로 선수가 뽑히다 보니 원하는 선수를 얻으려면 얼마나 비용을 들여 뽑아야 할지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운이 좋으면 한번에 나올 수도 있고 운이 나쁘면 백 번을 해도 얻을 수 없게 되죠. 원하는 선수를 한번에 뽑은 유저는 복불복 아이템에 만족할 테지만 수십 번 이상 도전한 유저들은 복불복 아이템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복불복으로 나온 아이템이 유저간 거래가 된다면 게임 내 시장경제에 의해 시세가 형성되고 구입할 수도 있겠지만 유저간 거래가 되지 않는다면 직접 뽑아야만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유저가 운이 나쁘다면 지불한 만큼의 가치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극단적인 불만을 갖는 유저도 생기게 됩니다. 게임사는 아이템으로 인해 매출을 올렸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유저가 계속 생겨 과도한 복불복 아이템 정책이 게임 이미지를 실추 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복불복 유료 아이템이 처음 등장했을 때 한동안 논란이 일었습니다. 비용을 지불한 만큼의 아이템을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인데요. 형평성 문제와 사행성 문제도 제기되어서 한창 이야기가 됐었습니다. 그 후로 복불복 아이템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났고 유저들도 어느 정도 적응한 듯한 분위기 입니다. 하지만 복불복 아이템 등장 초기 제기되었던 문제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았고 명쾌한 설명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문제의 소지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젠 하나의 유료화 형태로 받아들여지는 복불복 아이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어느 정도 형평성을 유지하면서 발전한다면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리라 예상합니다.

[이정인 기자 inis@chosun.com ] [ game.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