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씁쓸한 마녀사냥.. 억울해"

2012. 2. 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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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여가부 '쿨링오프제' '셧다운제' 등 거듭된 규제 강화업계 측 "실효성 없는 제도 실망… 정부 부처간 규제 경쟁 우려"

[스포츠월드]

엔트리브소프트는 직원들이 직접 만든 털모자 40여개와 기부금을 국제아동권리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 전달했다.

최근 일부 정부 부처가 게임 산업에 간섭하려는 움직임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게임 업계가 이미지 제고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여성가족부와 교육과학기술부까지 게임 산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정부 부처마저 직·간접적으로 참견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다. 특히 게임 산업 자체를 학원 폭력이나 중독 같은 그릇된 이슈와 결부지으면서 매도하는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업계에는 경계경보가 발령된 상태다.

◆ 본질 흐린 끼워맞추기

지난달 말 교과부는 학교폭력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관련된 일부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이를 두고 게임 업계는 "교과부가 본질을 잘못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정작 교과부는 일명 '건전게임심의위원회'를 발족할 것으로 알려졌다.

'건전게임심의위원회'는 현재 게임물을 심의하고 등급을 판정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유사한 구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이미 기능적인 부실로 인해 사회적인 지탄을 받고 있는 상황에 또 다른 규제를 가하게 된다는 점이다. 제도를 추진하는 목적이 학교폭력근절대책의 일환이라고 밝혀지면서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교과부는 또한 연령대마다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연령별 셧다운제', 일정 시간 게임 이용을 초과하면 접속을 차단하는 '쿨링오프제' 등의 규제도 추가 검토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는 교육부의 구상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산업을 담당하는 주무 부처는 문화체육관광부인데다, 지난 연말 여가부가 도입한 셧다운제(청소년들의 심야시간 게임을 금지하는 제도)가 별다른 실효성을 얻지 못하고 있는 까닭에 교육부의 이같은 시도는 명분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연령별 셧다운제만 보더라도 교과부가 규제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며 "분명히 한국 콘텐츠 산업을 부흥시킨 주역인데도, 게임 산업에 몇 번씩 규제를 덧칠하려는 시도에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

한편, 논외의 대상들이 게임 산업에 손을 뻗치자 문화부도 영역을 지키기 위해 별도 규제안을 마련해 업계를 뜨악케 하고 있다. 청소년 회원 가입 시 부모 동의를 의무화하고, 게임 이용내역을 본인과 부모 모두에게 고지키로 했다.

상황이 이렇자 업계는 의구심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게임 업체 고위 관계자는 "중복 규제보다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이렇다는 것을 알게 돼 더 두렵게 느껴진다"며 "자칫 정부 부처간 규제 경쟁이 촉발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 게임이 과연 악의 축인가?

국내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바깥 시선은 '모든 병의 근원'처럼 여기지만, 실제 기업마다 각자의 사업 방식과 결합해 이미지 제고에 앞장서 왔다. 기업마다 사업 전개 방향에 맞춰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지난 2010년에는 게임산업협회 주관으로 게임문화재단을 설립하면서 기업간 체계적인 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연간 2조원에 달하는 수출 집약형 산업으로서도 업계는 큰 자부심을 가진 게 사실. 이런 연유로 몰아가기식 마녀사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게임 업계는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층의 이용자가 두터운 만큼, 물량 공세 대신 기초적인 참여형 활동으로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국내 양대 게임기업은 글로벌 무대에서 기업의 책무를 다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손잡고 '프리라이스'(Freerice)라는 기능성 게임을 한국어 버전으로 제작했다. 기업이 일방적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게 아니라 유저들이 직접 퀴즈 게임을 통해 기부에 동참하는 방식이다. 교육과 재미, 의미 등 3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넥슨은 유니세프(국제연합아동기금)와 함께 '아우'라고 명명된 인형을 판매해 개발 도상국 어린이를 대상으로 예방접종 및 말라리아 퇴치 사업을 지원했다.

사회적 책임감을 사내 규정으로 명시하기도 한다. 네오위즈는 전 계열사가 필수적으로 참가하는 가운데 봉사 프로젝트 '오색오감'(五色五感)을 연중 2차례 실시한다. 지난 2008년 처음 시작된 이후 어느새 IT 업계에 귀감으로 자리잡았다. 네오위즈를 창업한 나성균 대표부터 솔선수범해 프로그램에 얼굴을 내비친다. CJ E & M 넷마블은 대학 입시를 앞둔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로 상담에 나서기도 했다. 게임이 학습권을 위협한다는 주장에 전면 배치되는 행보다. 이밖에 NHN 한게임과 엠게임, 웹젠, 드래곤플라이, 엔트리브소프트, 게임빌 등 중견 기업을 비롯해 블리자드나 라이엇게임즈 같은 외국계 업체 역시 한국 사회와 호흡하고 있다. 한 중견 게임 기업 대표는 "규모가 아직 크지 않아 눈에 띄지 않을 뿐, 기업마다 차별화된 공헌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며 "게임 산업 자체를 불손한 업종으로 몰아가면서 사악한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바르지 않다"고 말했다.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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